美 '제로금리' 선택 배경은

입력 2008-12-1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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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부양 총력...통화정책 '배수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16일(현지시간)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제로금리'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금융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2월 정례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0.75%p 인하해 사상 최저수준인 0∼0.25%로 전격 인하했다. 이는 당초 0.5%p 인하를 전망했던 시장의 기대를 초월하면서 '제로금리'를 선언한 것이다.

미 연준이 이같은 파격적인 결정을 한 배경은 최근 미국경제가 급속하게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부양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적극 표명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준금리 0~0.25% 선택 왜

미국은 '리먼 사태' 이후 금융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산업 전반에 걸쳐 경기악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 빅3'가 위기에 봉착하면서 사상 유례없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당선인이 벌써부터 경기부양책 추진에 착수한 가운데 중앙은행이 이에 적극 동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시장의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의 금리인하를 단행함으로 통화정책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FOMC는 "지난번 회의 후 노동시장 여건이 악화되고 경기지표들도 소비자지출과 기업투자, 산업생산이 줄어들고 있고 금융시장과 신용여건도 여전히 경색돼 있다"면서 "중앙은행은 유지 가능한 경제성장 회복과 가격안정 유지를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연준은 지난해 8월 이후 10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5.25%에서 사실상 '제로(0)' 수준으로 끌어 내렸다. 특히 연준이 사상 처음으로 금리목표를 특정 수치가 아닌 '0~0.25% 범위'로 제시했다.

이는 연준이 '연방기금(Fed Fund)' 가맹 은행들이 연준에 자금을 예치할 때 '긴급경제안정법'에 따리 0.25%의 금리를 지급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이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연준의 이번 금리결정 사실상 '제로금리'를 선언한 것과 같다는 해석이다.

더불어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운용하면서도 0.25%까지 범위를 설정해 둠으로써 시장에 대한 통화정책 구사의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방기금금리가 하루하루 기준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것이 더 현실적인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도 "기준금리를 0∼0.25% 범위로 제시함으로써 연준은 은행권이나 GSE등의 자금수요 상황에 맞게 금리를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미 제로금리 돌입 영향은

미 연준의 '제로금리' 선택으로 당분간 세계 금융시장에 크고 작은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미국 증권시장은 다우지수가 4.2%, 나스닥지수가 5.4% 각각 폭등하면서 대대적인 환영의 뜻을 표했다. 또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중시도 일제히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주가 상승은 '반짝 상승'에 그칠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미국 경제전문가들은 오히려 미국이 일본처럼 초저금리 시대를 맞게 되면서 달러화 가치가 폭락해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한 일본의 전철을 밟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통화공급 확대로 물가가 급등하는 반면, 경기침체는 장기화되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 연준은 금리결정 이후 대량의 통화공급 확대를 시사했고 이날 전 세계시장에서 달러화 가치가 폭락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제로금리 선택은 세계 주요 국가들의 금리인하 물결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 중앙은행은 17일 오전 기준금리를 1.50%에서 0.50%로 1.0%p 전격 인하했으며, 영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의 금리인하 결정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도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1일 금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0% 수준으로 1.0% 전격 인하했지만, 세계 각국이 '제로금리'로 내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인하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세계 주요국이 초저금리 시대로 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외면하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한두 차례 추가적인 금리인하를 통해 2%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결국 미국 정부가 '제로금리'라는 배수진을 선택한 가운데 그 효과가 얼마나 빨리 나타나느냐에 따라 미국경제와 세계경제의 회복 여부도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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