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청산' 된서리 맞은 빌라… ‘신고가 행진’ 신축 아파트

입력 2021-02-22 04:05 수정 2021-02-22 08:28

'2ㆍ4 주택 공급 대책'이 가른 집값 양극화
장위동 일대 등 빌라 가격 급락
신축ㆍ재건축 아파트는 '반사이익'

정부가 이달 초 '대도시 주택 공급 확대 방안'(2ㆍ4대책)을 발표한 후로 서울 주택시장이 깜깜이 속에 빠졌다. '현금 청산'(재개발·재건축 때 보상을 받고 나가는 것) 위험에 빠진 빌라시장은 된서리를 맞았지만 재건축ㆍ신축 아파트 호재가 있는 아파트 단지에선 조용히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ㆍ4 대책 이후 공공 주도 개발사업 부동산 취득 '현금 청산' 대상
공인중개사 "빌라 취급 안 합니다"…빌라값 급락에도 문의ㆍ거래 끊겨

성북구 장위동에서 I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박 모씨는 최근 빌라시장 상황을 묻자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개점휴업 상태다. 까딱하면 현금 청산당하는데 누가 빌라를 사겠느냐"며 "아예 빌라는 취급하지 않는다. 나중에 멱살 잡힐 일 있느냐"고 말했다.

정부가 이달 4일 이후 계약된 부동산에 대해선 향후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공기관이 직접 시행권을 갖는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이나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공공 주도로 노후ㆍ저층 개발지역을 고밀 주거지로 개발하는 사업)에서 입주권을 주지 않고 현금 청산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대상으로 꼽히는 빌라(다세대ㆍ연립주택)는 한순간에 위험 자산이 됐다.

I공인중개사무소가 있는 장위동 일대도 마찬가지다. 지난달만 해도 '공공재개발'(공공 참여형 재개발) 바람이 불면서 빌라를 매수하려는 투자자들이 줄을 이었지만 2ㆍ4대책 이후론 발길이 끊어졌다. 지난해 말 3억5000만 원까지 나갔던 전용면적 43㎡(지분 22㎡)짜리 장위동 한 빌라는 지금은 2억7000만 원까지 값이 내려갔다. 박 공인중개사는 "빌라를 사려는 사람도 현금 청산 가능성을 설명해주면 마음을 돌린다"고 했다.

'안전자산' 된 신축ㆍ재건축 아파트
2ㆍ4 대책 '덕' 톡톡…호가 껑충

같은 장위동이라도 신축 아파트 상황은 반대다. 지난 연말 입주를 시작한 장위동 '꿈의 숲 아이파크'는 전용 84㎡형 가격이 14억 원을 호가한다. 6억 원대던 분양가의 곱절이 됐다. 입주 전 11억 원에 전매되던 것과 비교해도 3억 원이 올랐다.

이 같은 신축 프리미엄도 2ㆍ4대책 '덕'이다. 주택시장에 현금 청산 우려가 퍼지면서 공공 주도 개발 가능성이 없는 신축 아파트가 안전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어서다. 장위동 S공인 박 모 공인중개사는 "그나마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번 정책으로 신축 아파트값만 오를 것"이라고 했다.

▲2ㆍ4 주택 공급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주택시장이 깜깜이 속에 빠졌다. '현금 청산' 위험에 빠진 빌라시장은 된서리를 맞았지만 재건축ㆍ신축 아파트는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강북지역 아파트 단지들 모습.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2ㆍ4 주택 공급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주택시장이 깜깜이 속에 빠졌다. '현금 청산' 위험에 빠진 빌라시장은 된서리를 맞았지만 재건축ㆍ신축 아파트는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강북지역 아파트 단지들 모습.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사업 속도가 빨라 공공 주도 개발 가능성이 없는 재건축 아파트도 2ㆍ4대책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지난달 재건축 조합을 설립하는 데 성공한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7단지' 전용 83㎡형은 27억5000만 원까지 호가가 올랐다. 조합 설립 이전 최고가보다 4억 원 비싸졌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둔화에도 공급 부족 여전
"2ㆍ4대책 추진 상황에 따라 아파트값 다시 탄력받을 수도"

아파트 시장이 2ㆍ4대책 풍선효과를 계속 누릴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2ㆍ4대책에 따른 사업 후보지 공모와 신규 택지 발표를 앞두고 시장을 관망하려는 수요자가 늘고 있어서다. 거래가 뜸해지면 아파트 가격을 밀어 올리는 동력도 약해진다. KB 국민은행에 따르면 2ㆍ4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42%로 대책 이전 2주 동안 상승률(0.42%)보다 낮아졌다. 구로구(-0.78%포인트)와 중구(-0.73%포인트), 동작구(-0.71%포인트) 순으로 상승률 둔화 폭이 컸다.

일부 단지에선 값을 낮춘 급매물도 나오고 있다. 이달 초 전용 99㎡형이 30억1000만 원에 거래됐던 서초구 반포동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에선 같은 면적이 29억 원에 나와 있다. 지난달 22억 원까지 육박했던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형도 19억5000만 원까지 값이 낮아졌다.

다만 이번 KB국민은행 조사에서 아파트값 상승률 자체는 예년 수준을 웃도는 데다 수급(수요와 공급)간 균형을 나타내는 매수우위지수도 서울지역에선 여전히 공급 부족을 나타내는 105.3으로 나타났다. 시장이 급매물을 모두 소화하거나 2ㆍ4대책 추진 상황이 시장 눈높이에 맞지 않으면 아파트값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조사는 명절 설이 끼다보니 거래도 뜸했고 시장 관망세도 짙었다. 아직 2ㆍ4대책 효과를 속단하긴 이르다"며 "2ㆍ4대책 사업지 윤곽이 나오고 나서야 효과를 판단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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