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목숨 보좌관] 보좌진 위에 보좌진, 소통 막고 부려먹기만

입력 2021-02-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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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02-21 19: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의원 '심기 보좌' 업무 중시 보좌관

공적 가로채고 사적 일 '비일비재
여보좌잔에 함께 TV시청 괴롭힘도

▲'보좌관2' 이정재 신민아 (사진제공=JTBC)
▲'보좌관2' 이정재 신민아 (사진제공=JTBC)

9명. 1명의 국회의원이 의원실에 고용하는 보좌진의 숫자다. 별정직공무원인 이들은 4급 보좌관부터 9급까지 임용된다. 의원실 별로 분위기는 제각기 다르지만 근로기준법에 적용받지 않는 까닭에 근무 평가에 대한 기준이 주관적인 게 사실이다. 근무평가에서 의원실 분위기를 가르는 것 중 하나는 가장 높은 직급 보좌관의 입김이다. 고위급 보좌관이 가장 중시해야 하는 업무는 바로 의원의 ‘심기 보좌’란 말이 전해 내려올 정도다. 이른바 의원 심기 보좌를 잘 하는 보좌관이라면 의원의 신뢰를 얻는데 제일 순위다 보니 이들이 직제 아래 보좌진에게까지 원활한 소통이나 합리적 업무 처리를 지시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하소연이 많다. 도리어 독단적으로 소통 창구를 막아버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A 의원실 B 보좌관은 “의원은 차등은 있지만, 살아온 경력으로 평가받아 국회에 입성한다”며 “반면 입직 기준의 저항이 낮은 보좌관은 이렇다 할 성과 없이도 ‘심기 보좌’만으로 의원을 신뢰하게 만들 수 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보좌관이 다른 보좌진의 ‘공적 가로채기’를 하는 것이 제일 흔하다. 정도의 차이일 것”이라며 “보좌관의 사적인 일을 시키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의원실 보좌관은 “능력 없는 보좌관들이 적체된 것도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워드 프로세서 등 컴퓨터 능력이 안 되는 분들도 있다. 디지털 국회 혁신이 화두가 되는 마당에 대신 타자를 일일이 쳐달라고 하는 것도 갑질일 수 있어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C 의원실 D 비서관은 “오후 6시에 초안을 만들어 10시에 밥 먹고 온 보좌관에 보고한 뒤 수정한다. 11시에 다했는데, 보좌관이 자고 있다. 오전 2시에 깰 때까지 기다렸다가 보고한다. 보좌관이 ‘내일 보자’고 하면 다음 날 오전 7시에 출근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처럼 새벽 2시, 3시까지 야근하는 게 보좌진의 예사”라고 말했다. 또 국회사무처에서 보좌진의 재택근무를 권고해도 보좌관이 무시하는 경우도 많다.

E 의원실 F 비서는 “나이 많은 남성 보좌관이 여성 보좌진한테 ‘내 말 안 들으면 일하기 어렵다’고 하면서 중요한 일을 안 주고 자질구레한 일을 시킨다. 다음날 밤늦게 술 마시자며 퇴근 못 하게 하고 ‘펜트하우스(저녁 드라마) 같이 보고 가라’고 강권하는 사례도 최근 벌어진 일”이라고 언급했다. 과거에는 보좌관이 여성 보좌진을 성폭행해도, 여성 국회의원이 해당 보좌관을 징계하지 않고 사실상 두둔하는 사례도 있었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보좌관에 대한 평가는 의원 한 명만 만족하면 되기 때문에 다른 보좌진에 어떠한 갑질을 해도 상관없게 되는 무방비한 시스템”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부당 사례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적용받아야 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국회 보좌진은 근로기준법에 적용받지 않는 실정이다.

이종선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 부소장은 “별정직 공무원도 궁극적으로 공무원노조와 마찬가지로 보좌진 노동조합을 설립해야 한다”며 “특히 여건이 비교적 더 어려운 4급 미만 보좌진 역시 (노동조합) 조직 대상으로서 신분적으로 안정적인 보좌활동을 보장받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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