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가뜩이나 반도체 부족한데…美 정전에 삼성 오스틴 공장 멈춰

입력 2021-02-1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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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매출 비중 5% 오스틴 공장 셧다운
2018년 평택 정전 때 30분 만에 500억 원 피해 발생
“정전 미리 대비, 생산 차질 제한적…고객사와 수급일정 재조정”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법인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법인 (사진제공=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에서 기록적인 한파로 정전 사태가 발생하면서 현지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도 멈춰섰다. 삼성전자는 정전 대비를 미리 해둔 덕분에 생산 차질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를 비롯해 글로벌 반도체 공장들이 같이 셧다운 되면서 자동차, 스마트폰 등 주요 제품에서 반도체 수급난이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한국시간 기준 이날 새벽부터 전력공급이 중단돼 공장 가동이 멈춘 상태다. 전력 부족으로 오스틴 공장이 가동 중단된 것은 1998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오스틴 공장에 14nm(1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하는 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약 3조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매출 가운데 5.5%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정전에 따른 생산 차질은 불가피해 보인다. 삼성전자는 2007년 기흥사업장에서 4시간 정전이 발생했을 당시 400억 원 규모의 손해를 입었다. 2018년 평택사업장에서 30분 미만의 정전 때도 500억 원에 이르는 피해를 봤다. 30분도 채 안 됐지만, 분당 10억 원이 넘는 피해 금액이 발생했다. 2019년 화성사업장 정전 때도 수십억 원 규모의 피해를 보았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수백 단계를 거치는 미세 공정 특성상 잠시라도 가동을 멈추면 생산 과정에 있던 제품들은 대부분 폐기하고 다시 생산해야 해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다.

오스틴 공장은 파운드리 공정상 고객 수주를 받아 진행하기 때문에 고객사와 수급 일정을 다시 논의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미국 전력 공급 복귀가 당장 언제 이뤄질지도 예상하기 어렵다.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한 시민이 16일(현지시간) 도로의 눈을 치우고 있다. 오스틴/AP뉴시스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한 시민이 16일(현지시간) 도로의 눈을 치우고 있다. 오스틴/AP뉴시스

다만,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장 대부분이 국내에 있어 오스틴 공장의 생산 차질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급작스러운 정전 사고와 달리 미리 준비하고 정전사태를 맞았기 때문에 이전 사례와 같은 대규모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전력공급 중단이 이뤄지기 전에 삼성전자에 사전 통보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사전 조치를 해뒀고, 전력 공급이 복구될 때까지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스틴 카운티측에서 요청이 와서 단계적으로 생산을 중단했고, 이에 따른 사전 대비는 해 왔다”라며 “반도체 라인을 멈췄다가 다시 가동하는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차질은 불가피하나 정전 사고처럼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삼성전자를 비롯해 독일 반도체설계기업 인피니언 등 반도체 공장도 가동을 중단하면서 반도체 수급난이 더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반도체 수급난은 자동차에 이어 스마트폰과 TV 등 전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기업인 네덜란드 NXP도 가동을 멈춰 자동차 반도체 수급난은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전 세계 자동차 생산이 거의 100만 대 가까이 지체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문부터 공급까지 보통 12~16주가 걸리는데, 현재는 최소 26주가 걸리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빡빡해진 반도체 수급으로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서 공장 중단 피해 금액 중 일부가 상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한정된 생산량으로 고객사의 선주문을 기반으로 반도체 생산이 이뤄지기 때문에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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