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증시 들썩…경기회복 신호인가, 유동성 과열인가

입력 2021-02-16 16:22 수정 2021-02-1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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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잃은 시중 자금이 증시로 쏠리고 있다. 비단 한국만의 사정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길어지자 다수 국가 증시에서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이후 침체한 경기를 되살리기 위한 부양책을 추진할수록 실물경제와 자산시장 간 괴리감을 커지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이제 버블이 어디서 터질 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국내 증시는 이례적인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달 11일 코스피지수는 역사상 최고치인 3266.23을 찍은 후 16일 3150선에서 움직였고, 코스닥지수도 26일 1007.52까지 오른 후 970선에서 등락했다. 코스닥지수가 1000을 찍은 건 닷컴버블 이후 21년 만이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뚫고 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일본 주식시장의 회복이 가파르다. 16일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장중 30,612.02까지 올랐다. 닛케이255지수가 3만 선을 회복한 건 버블경제기로 이름을 날렸던 1990년 이후 30년 만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 대비 저평가를 받아 온 닛케이255지수마저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코로나19 백신 접종 기대감이 커지며 2월 들어서만 8.8% 상승했고, 이는 같은 기간 미국 S&P500 (5.9%), 선진국 MSCI World 지수(5.9%)를 훌쩍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중국 증시도 춘절 연휴(11~17일) 이전까지 상승 랠리를 지속했다. 10일 기준 상해종합지수는 3,655.09를, 선진종합지수도 15,962.25로 마감하며 한 달 전 대비 각각 2.49%, 3.96% 상승했다. 전국인민대표회의와 14차 5개년 계획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기간 대형주 지수인 CSI 300은 6.41% 오르며 주도주 장세를 나타냈다.

홍콩 항셍H지수도 30,717.38까지 오르며 2018년 전고점을 뚫었다. 한 달 전 대비 6.73% 오른 수치다. 같은 기간 인도 SENSEX지수도 52,154.13(6.36%)를 기록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사상최고치를 돌파하면 행복감, 탐욕을 느끼는 게 일반적이지만, 현재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돌파해도 무엇인지 모를 불안감이 주식시장 주위를 맴돌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진국 주식시장에는 더 많은 돈이 몰리고 있다. 뉴욕증시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후 경기부양 정책 추진에 힘입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특히 성장주가 상장된 나스닥 지수는 지난 10일 14,109.12까지 올라 ‘서학개미’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하기도 했다. 이는 3개월 전과 비교하면 18.21%나 뛰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미 제로금리를 도입했고, 월 1200억 달러 규모의 자산매입을 진행하고 있어 추가 통화완화 여력은 낮다”면서도 “미국 의회는 현금 지급 등 1조900억 달러 수준의 지원책을 논의하고 있어 재정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설명했다.

유럽 증시에서는 ‘스푸트니크V’ 백신 개발에 성공한 러시아 증시가 가장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러시아 RTS지수는 15일 기준 1,496.40을 기록해 3개월 동안 17.96% 올랐다. 같은 기간 네덜란드 AEX는 685.18로 13.88% 상승했다. 유럽 내 우량기업 지수인 유로스톡스50은 3,734.20으로 마감해 7.73% 수익률을 보였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주요국 중 가장 높은 백신 보급을 보이는 영국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감하면서 효능을 입증하고 있다”며 “백신 보급으로 코로나19 안정화 기대가 높아지자 유럽 주요국 금리는 큰 폭으로 상승세를 보였다”고 짚었다.

비트코인, 부동산, 주식, 원자재 등 전 세계 자산시장이 급등하자 과잉 유동성이 버블 붕괴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각국에서 시행할 수 있는 재정청책, 통화정책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에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기회복이 아니라 유동성 과열로 주식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는데, 이를 막을 방법은 없어 보인다”며 “꼭 금리가 아니라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버블이 터질 수 있으며, 이는 자산시장에 이어 전 세계 실물경제 충격으로 재차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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