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두렵지 않은 기업들]<3>준비된 기업은 위기에서 빛난다

입력 2008-12-1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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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에 충실…아이디어ㆍ마케팅으로 승부

실물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불황극복 전략이 기업의 최우선 과제로 부상했다. 올 상반기 국내 기업들은 미국발 금융위기와 국제원자재값 폭등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경영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국내기업의 수익성도 급격히 악화되는 등 경영위기가 점차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반면 기본에 충실하면서 차별화된 아이디어와 마케팅으로 불황을 극복하는 기업들이 있다. 특히 해외시장을 꾸준히 공략하거나 핵심사업 역량을 키우기 위해 선행투자를 감행했던 기업들이다.

◆기본에 충실해 불황 극복

경영 환경이 어려울수록 핵심역량 구축, 로열 고객 확보, 주력사업 중심의 사업 전개 등 기본기에 충실한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는다. 기본 질서를 깨는 데 기업 역량을 낭비하기보다는 기본에 충실하면서 핵심역량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LS전선은 핵심사업인 '전선' 분야에 집중 투자했다. 다른 기업들이 건설 등 주력산업 외 다른 먹거리를 찾고 있을 때 기본에 충실해 온 것이다. LS전선은 지난 8월 1조원을 들여 매출 규모 3조1000억원에 달하는 미국 최대 전선회사인 슈페리어 에식스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LS전선의 기계 사업을 독립시켜 세운 LS엠트론을 통해 자동차 전장부품 회사인 대성전기공업 지분을 690억원에 사들였다.

불황에도 필요한 투자는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전략적 투자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그 결과 30대 그룹 12월 결산 상장 계열사의 지난해 9월 말 대비 올해 9월 말 재무제표 기준으로 LS그룹은 부채비율은 108%에서 74.6%로 33.5%p 낮아졌으며 단기차입금은 8395억원에서 8718억원으로 3.8% 증가는데 그쳤다. 타 기업들이 부채비율이 상승하고 단기차입금이 급증한 것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 것이다.

또한 오마바 당선자가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강력한 경기 부양 정책들을 실시하면서 텃새가 심한 미국 시장에서 슈페리어 에식스를 통해 직접적인 수혜도 예상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은 전력 통신 등 인프라 강화 계획들을 이미 세워놓고 있었으나 최근 금융 위기로 인해 투자가 주춤했다"며 "하지만 오바마 당선자가 기존 투자 계획 실행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회사는 미국 등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이미 해외 부문의 마케팅 인력을 보강하는 등 해외 영업망 강화에 나서고 있다.

중전기를 만드는 ㈜효성 중공업PG(사업부)와 전동차 제조업체인 현대로템도 위기에 빛나는 기업이다. 두 회사 주력 제품은 사회간접자본(SOC) 설비에 들어가는 중전기와 철도차량.

효성 중공업PG는 미국 등 미주지역의 전력교체 수요가 늘면서 11월 말 현재 초고압변압기 등 중전기 수주물량이 올 연간 목표인 1조5000억원을 이미 돌파했다. 올해 총 수주액이 2조여원을 기록, 목표를 30% 이상 초과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 계열 현대로템은 10년 전 외환위기 이후 과잉설비와 노사갈등 문제를 극복하고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기본에 충실한 상황에서 공격적 영업전략을 구사한 것.

그 결과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해외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수개월 전부터 공장을 완전 가동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월 국내외에서 1조원 규모에 달하는 6개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했다. 이후 미국 보스턴의 통근열차(1억7000만달러 규모),지난달 초에는 터키에서 회사 창사 후 최대 물량인 전동차 440량(1조원 규모)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수출에 로열티까지…

게임업계도 해외시장을 꾸준히 공략해 왔던 경험이 위기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게임 수출뿐만 아니라 라이선스를 임대해주고 받는 '로열티' 수입까지 짭짤하기 때문이다.

예당온라인은 지난 2일 열린 제45회 무역의 날에 3000만달러 수출탑을 받았다. '오디션', '프리스톤테일 1·2' 같은 게임을 80개국에 수출해 지난해 7월부터 수출해 왔던 것이다. 수출액 중 절반은 해외에 라이선스를 빌려주고 받은 로열티 수입이었다고 한다.

'리니지'로 유명한 엔씨소프트는 올해 3분기까지 게임 로열티로 148억원을 챙겼다. 70여개국에 게임을 수출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2205억원 중 42%를 해외에서 거둔 것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수출은 전자제품과 달리 원자재나 기술을 외국 업체에 의존하지 않는다"며 "요즘 같은 위기 시대에서는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준비된 기업, 위기 속에서도 두각

한편 기본에 충실해 위기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사업 전환 등 선행투자를 완료해 위기 속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들이 있다.

신사업의 대표주자인 동양제철화학은 태양광 산업에서 이미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동양제철화학의 경우 태양전지 원료인 폴리실리콘의 누적 수주액이 100억달러 이상으로 오는 2013년까지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 증대가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동양제철화학은 올해 연간 기준으로 4900억~5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는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불황의 여파로 석유화학업계가 감산에 돌입하면서 향후 먹거리를 고민하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현대중공업 역시 태양광발전에 들어가는 핵심소재를 만들기 위한 합작법인을 세우는 등 일찍부터 태양광 부문에 공을 들였다. 최근엔 독일의 태양광 발전설비 전문업체인 MHH솔라테크닉으로부터 4000만달러어치의 태양광 모듈 주문을 따내는 성과를 올렸다.

이응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유가하락과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 의지와 금융위기로 인한 공급 과잉 우려가 해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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