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본사, 한국 르노삼성에 경고장 "부산공장 제조원가 스페인의 2배"

입력 2021-02-09 10:24 수정 2021-02-09 17:01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 영상 메시지 전달…"새 방법 찾을 수도 있다"라며 경고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제조 원가는 스페인의 두 배에 달해….
부산공장은 경쟁력에 문제가 있어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
경쟁력 향상이라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새 방법을 찾을 것.

▲르노그룹 본사  (사진제공=르노삼성)
▲르노그룹 본사 (사진제공=르노삼성)

프랑스 르노 본사가 9일 르노삼성자동차 임직원에게 전달한 영상 메시지에 담긴 내용이다. 그룹은 르노삼성에 생산 경쟁력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부산공장의 경쟁력이 향상되지 않으면 미래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경고다.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Jose Vicente de Los Mozos) 르노그룹 제조 및 공급 총괄 부회장은 이날 영상으로 위기 상황 돌파를 위해 르노삼성 임직원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모조스 부회장은 "지난해 부산공장을 방문했을 때 부산공장이 뉴 아르카나(XM3 수출명)의 유럽 수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력을 향상하겠다고 약속했다"라며 "이를 믿고 최고 경영진을 설득해 유럽 물량의 부산공장 생산을 결정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부산공장의 공장 제조원가(VTU)는 스페인에서 생산되는 캡처와 비교하면 두 배에 달한다. 부산공장의 경쟁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고,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장제조원가는 차량 1대를 생산하는 제조 과정에서 소요되는 직간접 인건비, 경비, 감가상각비 등을 합산한 금액을 뜻한다.

르노그룹은 품질(Q), 비용(C), 시간(T), 생산성(P)을 주요 항목으로 하는 QCTP 지표를 통해 르노 그룹에 속한 전 세계 19개 공장의 생산 경쟁력을 평가해 왔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생산 경쟁력 순위는 2016년 1위였지만, 2019년 5위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10위로 추락했다.

QCTP 항목 중 공장제조원가 등 비용(COST) 항목의 점수가 가장 저조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부산공장의 공장제조원가 점수는 르노그룹 19개 공장 중 17위로 평균에도 크게 못 미쳤다.

과거에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닛산 로그 생산을 위해 생산 경쟁력을 강화했고, 이후 전체적인 생산량 증가로 회사 전체의 고정비 흡수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다른 생산 모델의 공장제조원가 개선 효과까지 더해졌다.

하지만, 지난해 3월로 닛산 로그의 생산이 종료되고 같은 해 9월부터는 재고 물량 조정으로 부산공장의 생산 물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전체적인 생산 경쟁력이 떨어졌다.

▲XM3 유럽 수출 물량이 선적되고 있다.  (사진제공=르노삼성)
▲XM3 유럽 수출 물량이 선적되고 있다. (사진제공=르노삼성)

모조스 부회장은 XM3의 성공적인 유럽 진출을 위해 △최고의 품질 △생산 비용 절감 △생산 납기 준수 등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할 것을 부산공장에 주문했다.

품질에 대해서는 "부산공장의 품질 수준은 최고다. 품질에 대해서는 부산공장 임직원을 믿는다"고 말했지만, 생산 비용 절감에 관해서는 쓴소리를 이어갔다.

그는 "부산공장은 거리적 한계로 높은 운송비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공장제조원가가 유럽 공장의 두 배이고 운송비까지 추가되는 상황이라면 한국에서 차를 생산해 유럽으로 전달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음을 부산공장 임직원도 느낄 것"이라며 "결국 부산공장은 스페인에서 만드는 캡처와 같은 수준의 공장제조원가로 뉴 아르카나를 생산해 유럽 시장에 출시해야 한다. 이는 부산공장이 준수해야 할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납기와 관련해서는 "안정적인 생산과 납기를 통해 유럽 시장 판매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르노삼성이 현재 진행 중인 서바이벌 플랜에 대해 모조스 부회장은 “부산공장의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를 이어갈 방안으로 반드시 이를 진행해야만 한다”라며 “수요 대비 공급의 과잉 투자 환경에서 경쟁력이 향상되지 않으면 미래에 어려움을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전체 임원을 40% 줄이고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내용의 서바이벌 플랜을 진행하고 있다.

모조스 부회장은 “우리는 경험해보지 못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부산공장뿐만 아니라 다른 모두에게도 쉽지 않은 시기"라며 "부산공장이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새로운 방법을 찾을 것”이라는 경고로 메시지를 마무리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노동조합 관계자는 "부산공장의 생산제조원가가 떨어진 건 르노그룹이 신규 위탁 생산 물량을 배정하지 않은 결과"라며 "사 측은 정규직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와중에도 비정규직 생산직을 채용하고 있는데, 신차 연구개발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오직 인원 감축만으로 이윤을 남기려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  (사진제공=르노삼성)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 (사진제공=르노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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