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ㆍ압구정ㆍ영등포 맞수 백화점...2020년 선방한 곳은 어디?

입력 2021-02-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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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타임스퀘어점 (사진제공=신세계)
▲신세계 타임스퀘어점 (사진제공=신세계)

코로나19가 강타한 지난해 백화점업계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하지만 동일 상권에서 경쟁한 점포끼리도 경영에 희비가 엇갈렸다.

희비를 가른 것은 수입 명품의 유무와 덩치 차이다. 소비자들은 해외 럭셔리 브랜드나 리빙 제품 등 고가 제품을 사기 위해 점포로 향했지만, 작은 규모에 즐길거리가 부족하고 명품을 상대적으로 갖추지 못한 점포는 집객에 난항을 겪었다.

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연간 매출은 9.8% 뒷걸음질쳤다. 여성 캐주얼과 여성정장 매출이 각각 -32%, -26.1% 떨어진 가운데 남성 의류(-19.5%)와 아동스포츠(-17.7%)도 내렸다. 해외 유명브랜드와 리빙 등 가정용품은 각각 15.1%, 10.6% 상승했다.

하지만 점포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같은 상권에서 명품과 리빙 분야에 강점이 있는 곳은 선방했지만, 그렇지 않은 점포의 코로나19 타격은 거셌다.

◇ ‘쇼핑 1번가 명동 맞수’ 롯데 본점 vs 신세계 본점

감염병 확산으로 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어진 쇼핑 1번지 명동의 맞수 롯데와 신세계도 울고 웃었다. 롯데 본점은 지난해 1조476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신장률은 -14.8%다.

명동에서 반경 400m 가량 떨어진 신세계 본점의 경우 롯데 본점 매출의 절반 가량인 7827억 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전년 대비 신장률은 0.5%를 기록해 선방했다.

두 점포의 차이를 가른 것은 중국인 관광객으로 풀이된다. 하늘길이 뚝 끊기며 외국인 관광객이 줄며 유커의 성지로 관광 명소인 롯데 본점의 타격이 훨씬 컸다.

◇ 청담ㆍ압구정 최강자는? 갤러리아 명품관 vs 현대백화점 본점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과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도 강남구 압구정동과 청담동에 걸쳐 있고, 불과 직선 거리 1㎞에 불과해 같은 상권으로 분류된다.

현대 본점과 갤러리아 명품관은 지난해 각각 8841억 원과 8815억 원으로 비슷한 매출을 거뒀다. 특히 백화점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국내 대표적인 명품 백화점인 두 곳은 플러스 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신장률에서는 차이가 난다. 갤러리아 명품관이 8.5% 신장했지만, 현대 본점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3.5%를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사진제공=롯데쇼핑)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사진제공=롯데쇼핑)

◇ 서남권 황태자는 어디? 신세계 타임스퀘어 vs 롯데 영등포점

서남권인 서울 영등포 상권에서는 신세계 타임스퀘어점과 롯데 영등포점이 200m 거리에서 경쟁한다.

두 점포의 승부에서는 신세계 타임스퀘어점이 4714억 원의 매출로 전년대비 3.2% 상승하며 우세했다. 롯데 영등포점은 3526억 원으로 24.5% 뒷걸음질 친 성적표를 받았다. 이들과 1.5㎞ 떨어진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은 매출 2054억 원으로 20.8% 내리막을 보였다.

신세계 타임스퀘어의 리모델링 효과가 빛을 본 것으로 보인다. 이 매장은 지난해 신관 1층을 그로서리 매장, 한 동 전체를 리방관으로 꾸미는 한편, 컨템포러리 명품을 유치해 더현대서울의 여의도 침공에 대비했다.

하지만 올해는 1년 동안 절치부심 준비한 롯데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최근 영등포점에 테슬라 매장과 국내 최초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소인 ‘아웃오브스탁’ 등을 유치해 MZ세대의 ‘힙화점’으로 채비를 마쳤다.

◇‘부산 자존심 싸움’ 신세계 센텀시티 vs 롯데 센텀시티점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에서는 신세계와 롯데가 바로 옆 건물에서 경쟁을 벌인다. 두 점포는 2009년 나란히 오픈했지만, 이 둘의 덩치 차이는 크다.

신세계 센텀시티가 지난해 1조2323억 원으로 국내 백화점 점포 매출 순위 4위의 위용을 자랑하지만 롯데 센텀시티점은 1591억 원으로 차이가 많이 난다.

덩치만큼이나 작년 신장률도 차이가 크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의 매출은 7.5% 올랐지만, 롯데 센텀시티점 매출 신장률은 -19.0%로 뒷걸음질쳤다. 이외에도 롯데 부산본점 매출은 9283억 원으로 7.8% 내렸고, 롯데 광복점 매출도 3528억 원으로 16.8% 떨어졌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에는 에르메스와 샤넬, 루이비통 등 이른바 3대 명품이 모두 입점해 있는 현재까지 유일한 비수도권 매장이다. 하지만 3월에는 샤넬이 신세계 대구점에 오픈하기로 하면서 이 점포 역시 3대 명품을 모두 갖춘 유이한 비수도권 점포로 거듭나게 됐다.

◇ 수원역 대세는 어디? AK 수원점 vs 롯데 수원점

수원역에는 AK플라자의 수원점과 롯데 수원점이 바로 옆에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AK 수원점은 AK플라자가 운영하는 점포 중 가장 큰 규모로 AK 타운으로 명명할 정도로 자존심이 실려 있다. 하지만 작년 실적은 좋은 편이 아니다. 지난해 4227억 원의 매출을 거둬 전년대비 21.6% 내리며 쓴맛을 봤다.

롯데 수원점도 2317억 원으로 15.4% 내리며 코로나19 타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지난해 광교 지역에 나타난 새로운 경쟁자 갤러리아 광교점은 3738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는 전체적으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규모가 크고 명품을 많이 유치한 점포는 선방했지만, 그렇지 않은 점포는 코로나19 타격이 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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