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재계 人事서 위기타개 腹心 묻어난다

입력 2008-12-02 18:58 수정 2008-12-02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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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LG SK 등 연말연시 인사에 관심 고조

주요 그룹들의 연말연시 임원인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10대 그룹 중 처음으로 11월에 사장단 등 임원인사를 발표했고 삼성 LG SK 등 여타 그룹들도 내년 초까지 인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재계에 따르면 특히 올해는 경제위기 상황 속에서 이뤄지는 인사라는 점에서 임원인사 폭과 방향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내년에도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과 함께 향후 위기상황을 타개할 각 그룹별 대응방식과 복안이 이번 인사를 통해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분위기상 전반적으로 큰 폭의 승진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전반적 분위기다. 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경제전망 만큼이나 어떤 인사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내년도 불확실한 경제전망으로 인해 각 그룹의 경영계획 수립이 늦춰진 데다 공격적 경영보다는 조직 안정화에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임원 인사폭도 예년에 비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임원인사를 끝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경험이 많은 기존 최고경영자(CEO)들을 대부분 유임시켰다. 야전경험이 많은 CEO를 그대로 중용해 안정적 기조를 유지하면서 재도약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동안 사장단 교체가 별로 없었던 삼성은 이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이건희 전 회장에 대한 대법원 상고심 판결이 나온 뒤 이뤄질 전망이다. 따라서 빠르면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1월엔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게 그룹 안팎의 중론이다.

삼성은 당초 지난해 인사에서 세대교체를 시도할 방침이었으나 '김용철 변호사 사건'과 특검이라는 돌발변수로 정상적 인사를 하지 못했다.

삼성 인사는 매년 이건희 전 회장의 생일인 1월9일 직후 실시돼 왔으나 올해에는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경영권 편법 승계 논란 등에 대한 '삼성 재판'의 대법원 판결 직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 내부에서는 이건희 전 회장의 퇴진으로 머지않아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를 위한 주요 경영진 교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동안 중앙컨트롤 타워 역할을 했던 전략기획실이 해체됐기 때문에 이번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모종의 변화가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이 전 회장이 퇴진하긴 했지만 삼성의 최대 주주인 만큼 주주권한을 발휘해 사장단 인사만큼은 챙기지 않겠느냐고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 관계자는 "편법 경영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일축했다.

인사 폭과 관련해 삼성이 예년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과 대규모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세계경제 위기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존의 삼성 CEO들이 대부분 계열사를 잘 운영해 왔다는 점에서 인사폭이 의외로 작아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재용 전무가 경영 전면에 나설 2009년 말까진 계열사를 이끌 사장단과 임원진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는 없다는 뜻이다.

삼성 관계자는 “당장 큰 변화보다는 이재용 전무가 경영 일선에 나서기 전까지 안정을 택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해 이 같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반면 대규모 인사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국내외 악화된 경기로 인한 실적 부진에 따른 책임론과 장기 재직이 이유로 꼽힌다.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 사장단 및 임원진에 대한 경질과 32년 ‘태평로 시대’를 종결한 만큼 새로운 인물이 전면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또 2년 전부터 그룹 내에선 인사적체 현상이 나타났으나 특검과 관련해 정상적인 인사를 1년 넘게 시행하지 못했고, 지난 7월 대대적인 조직 정비를 거친 만큼 과감한 인사가 단행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가 “윗선의 인사이동이 없으니 아래에서도 인사 적체가 심하다”며 전한 그룹 내 분위기로 미뤄 큰 폭의 인사 개편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LG그룹의 인사 규모는 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창사 61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올해 매출액 100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LG그룹은 3분기까지 81조 11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 3분기까지 LG그룹이 올린 영업이익은 7조 7000억원에 달해 연 초 목표인 7조원을 넘고, 연말까지 8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점도 사장단을 제외한 대규모 인사를 점치게 한다.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주력 계열사의 올해 실적이 양호한 데다 CEO들도 바뀐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 전무 직급 부활 등도 대규모 인사 가능성에 힘을 더한다.

올해 뛰어난 경영실적을 보인 LG전자의 일부 부사장급 사업본부장의 사장 승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인사안은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사회 결정을 거쳐 이달 중순께 확정안이 발표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의 경우 사업본부 재편 및 임원 승진인사를 내부적으로 마무리, 이달 중순 경 이사회를 거친 뒤 인사안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소폭 인사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부활한 전무 직급으로 인해 부사장급 이상으로의 인사는 적을 수 있기 때문이다.

LG 관계자는 “기존엔 상무에서 바로 부사장으로 진급을 했지만 전부 직급이 부활한 만큼 부사장급 이상의 승진 폭은 예상외로 작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고위 임원에 관한 연말 정기인사란 개념이 희박하다.

이미 김동진 전 현대차 부회장을 현대모비스 부회장으로 발령낸 데 이어 김용문 현대차 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에 대한 전보 인사를 낸 상태이다.

윤여철·최재국 사장을 부회장으로 발령하는 등 수시로 사장급 이상 인사를 했기 때문에 연말 인사폭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그룹 관계자는 연말 임원 인사에 대해 "예측하기 어렵다. 워낙 경제상황이 안 좋아서 큰 폭으로 이뤄지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정도의 예상만 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그룹 특유의 '돌발인사'가 추가로 단행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정몽구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움직임에 대한 관심도 높다. 정 사장이 2006년부터 기아차 사장을 맡아 2년 연속 적자 기업을 흑자기업으로 돌린 것은 물론 최근 경기침체 상황에서도 경쟁사에 비해 판매가 크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움직인다는 것.

다만 정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은 최근 그룹이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강력히 부인한 바 있어 주력계열사인 현대차로의 자리 이동을 통한 역할 강화도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SK그룹은 이달 중·하순 계열사별로 인사를 발표한다.

SK그룹은 임기 중에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고 주력계열사 CEO들의 임기가 1~@년씩 남아 있어 고위 인사 교체폭은 상당히 적을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SK에너지, SK텔레톰 등 주요 계열사의 CEO들이 모두 임기 중이기 때문에 큰 폭의 인사요인을 없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초 SK에너지,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 계열사별로 도입된 '회사 내 회사(CIC)'제도에 따라 CIC 사장이 자리 이동을 하는 등의 변수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실적이 부진했던 일부 글로벌 비즈니스 부문에 대해 어떤 변화를 줄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롯데그룹은 임원 인사를 내년 2월 중순경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직 3개월가량이 남아있는 만큼 인사 폭과 방향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이달 초부터 계열사별로 인사를 발표하는 GS그룹에서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실패의 영향력이 어느정도 반영될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반대로 내년 1월경 인사가 예상되는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막바지 작업이 마무리될 경우 인수 과정에서 공을 세운 임직원들에 대한 '배려'가 이번 인사에 어떻게 나타날지 관심이다. 한화그룹은 2004년부터 최소 30명에서 최대 80여명의 승진 인사가 이뤄져 왔다.

이 밖에도 한진그룹은 12월 중순 임원 인사를 앞두고 조양호 회장의 자녀들인 조현아 상무와 조원태 상무의 승진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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