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한 토막] 한나절과 반나절

입력 2020-12-17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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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라 편집부 교열팀 차장

“이번 일을 마치는 데 한나절은 걸릴 것 같아.” “아냐, 반나절이면 충분해.”

일상에서 ‘얼마간의 시간’을 말하고자 할 때 종종 쓰는 한나절과 반나절. 보통 ‘낮 동안을 한나절, 그 절반 정도를 반나절’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 단어는 몇 시간을 의미하는 말일까.

한나절과 반나절에 공통으로 있는 ‘나절’은 하룻낮의 절반쯤 되는 동안을 의미한다. 나절의 정확한 어원은 확인되지 않지만, 위급한 병에 쓰는 약방문 ‘구급방(救急方)’을 조선 세종 때 한글로 번역한 책인 ‘구급방언해’에 ‘나잘’의 형태로 처음 나타난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이를 근거로 ‘낮+알(파생접미사)’ 또는 ‘낮+절(折·切)’에서 변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옛날 농경사회에서는 정확한 시각을 잴 수 없어 해를 기준으로 대략적인 시간을 계산했다. 하루를 낮과 밤으로 나누면 해가 떠 있는 낮은 대략 12시간인데, 이를 ‘하룻낮’이라고 한다. 하룻낮의 절반에 해당하는 동안이 ‘나절’이다. 나절은 시간과 관련한 말에 붙으면 ‘낮의 어느 무렵이나 동안’이라는 뜻도 있다. 아침밥을 먹은 뒤 점심밥을 먹기 전까지의 한나절은 ‘아침나절’, 점심때를 앞뒤로 한 반나절은 ‘점심나절’, 저녁때를 전후로 한 무렵은 ‘저녁나절’이라고 한다.

나절과 같은 말이 ‘한나절’이다. 이 한나절의 절반이 ‘반나절’이다. 하루를 기준으로 했을 때, 해가 뜬 후 12시간이 하룻낮, 그중 절반인 6시간이 한나절(나절), 거기서 반절인 3시간이 반나절이다.

그런데 앞서 언급했듯 한나절과 반나절을 각각 12시간, 6시간 정도로 이해하는 이들이 많다. 언어는 실제 언중의 쓰임이 바탕이 되어 만들어진다. 국립국어원 역시 이와 같은 언어 현실을 반영해 2011년 각각의 단어에 두 번째 뜻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한나절은 본뜻 ‘하룻낮의 반(6시간)’ 외에 ‘하룻낮 전체(12시간)’라는 의미도 있다. 반나절 역시 ‘한나절의 반(3시간)’이라는 뜻 외에 ‘하룻낮의 반(6시간)’의 뜻이 더해졌다.

결국 사전 정의에 따라 해가 뜨기 시작한 시점을 기준으로 12시간은 한나절, 3시간은 반나절, 그리고 6시간은 한나절과 반나절 둘 다 쓸 수 있다.

신미라 편집부 교열팀 차장 kleink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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