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폐업 주유소 작년비 40% 증가…'코로나19'에 친환경차도 위기 요인

입력 2020-12-1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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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 시장 초기 단계…충전설비 설치는 '관망세'

올해 폐업한 주유소가 전년대비 약 40%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이동 감소라는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특히 코로나19라는 단기 악재 뒤엔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하는 운송 패러다임의 변화도 예정돼 있어 주유소들의 생존은 더욱 위협받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1만1499개에 달했던 주유소가 올해 11월 말 기준 1만1417개로 82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한해 줄어든 주유소 수(48개)와 비교하면 전년보다 폐업 주유소가 약 40% 증가한 것이다.

(자료=한국주유소협회)
(자료=한국주유소협회)

주유소들이 폐업할 때 드는 1억~2억 원에 달하는 비용이 부담돼 폐업 대신 휴업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제 운영 중인 주유소는 이보다 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올해 12월 수치가 집계되지 않았고,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이동이 감소해 도로용 석유 수요도 더 감소할 수 있어 간판을 떼는 주유소 숫자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올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도로용 석유 수요는 대폭 감소했다.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해 도로용 석유 수요는 2억5471만 배럴에 달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10월까지 그 수요가 1억9792만 배럴에 그쳤다.

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휘발유·경유 등 주유소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6% 줄었다. 휘발유(-0.38%), 경유(-3.25%) 등이다.

주유소의 위기는 코로나19에 그치지 않는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누그러진다고 해도 운송 패러다임 변화라는 거대한 물결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은 휘발유·경유차 등 내연기관차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탄소 중립 시대가 다가오면서 친환경차가 대세로 떠오르면 기름을 파는 주유소는 점차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친환경차의 시대의 도래는 예고된 상황이지만, 대기업이 운영하는 직영 주유소가 아닌 자영 주유소들은 특히나 이에 선제 대응하기가 어렵다. 초기 투자 비용 대비 경제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발 빠르게 충전기를 설치하는 곳도 있고 관심은 많이 있는데 아직 사업성이 크지 않고 남는 부지가 있지 않으면 하고 싶어도 못하는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동구 소재 GS칼텍스 융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왼쪽 수소충전소, 가운데 셀프주유소, 오른쪽 LPG충전소) (사진제공=GS칼텍스)
▲서울 강동구 소재 GS칼텍스 융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왼쪽 수소충전소, 가운데 셀프주유소, 오른쪽 LPG충전소) (사진제공=GS칼텍스)

정유사들도 직영 주유소를 통해 친환경차 시대에 대비하고 있지만, 자영 주유소까지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A 정유사 관계자는 “수십억 원이 드는 수소 충전소나 수천만 원을 들여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해도 아직 수익이 아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정유사는 경제성이 없어도 미래의 방향이니 투자를 하는 것이지만, 아직 자영으로선 뛰어들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B 정유사 관계자 역시 “자영 주유소들은 향후 전기차, 수소차 생태계가 구축되고 시장성만 있다면 뛰어들 것”이라며 “그래서 직영 주유소가 중요한 건데, 이들의 투자 방향을 미리 설정해두고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주유소 공간을 마련해 하루 두 대 충전하는 상황이어서 그 대신 기름을 넣는 차를 받는 게 더 돈을 벌지 않겠느냐”라며 “많은 돈을 들여 투자해놓았는데 수소충전기 등 설비가 고장 나면 수리비용도 훨씬 비싸 다들 초기에 뛰어들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C 정유사 관계자도 “자영 주유소에 친환경차 충전을 위한 설비를 강제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향후 시장이 조성되면 자영 주유소도 이 생태계에 동참할 수 있도록 지원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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