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에린의 벤처칼럼] 몸에도 지구에도 상냥한 소비

입력 2020-11-29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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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스쿨 학장, 파슨스디자인스쿨 경영학과 교수

2020년 전 세계를 가장 크게 타격한 것은 누가 무엇이라 해도 코로나 바이러스라 하겠다. 코로나가 불러온 사회관계의 변화로 전반적인 실물 경제가 휘청거리고, 너무나 급작스런 소비 패턴의 변화로 100년을 굳건히 버티던 기업들도 도산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코로나는 전 사회로 퍼지기에는 상당히 오래 걸릴 것이라 생각했던 행동과 소비를 짧은 시간에 자리 잡게 했다.

특히 일상적인 소비와 관련해서는 아무래도 집에서 요리해야 되는 상황이 몇 배나 많아지다 보니 온라인 생식품 마켓(online grocery market)이 엄청나게 커졌다. 더불어 사람을 만나는 외출이 없다 보니, 치장과 외식 지출은 줄은 반면 식료품을 사는데 쓰는 비용이 커지고, 온라인에서 제공하는 상품 정보가 시장에서 살 때보다 더 자세하고 풍부하니, 자연스레 식재료가 어찌 생산되고 유통되는지에 관해서도 더 관심이 커졌다 보겠다.

이런 소비 패턴의 변화로 온라인 소비와 더불어 호황을 누리는 벤처들이 있는데, 바로 상냥한 식재품의 소비이다. 이는 몸에 좋은 오가닉(organic)을 넘어서 지구에도 해가 덜한 상냥한 식료품을 만드는 회사들이다. 특히 이런 변화는 육류 제품에서 크게 일고 있다. 왜냐하면 고기를 생산하는 것은 식물을 생산하는 것보다 훨씬 더 지구에 해를 주기 때문이다.

허나 개발 도상국의 사람들이 좀 더 잘살게 되면서 고기에 대한 욕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런 요구를 맞추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소를 키우고 도살하는 데, 이는 상당히 심각한 환경적 결과가 있다. 간단히 예를 들면, 현재도 벌써 전 세계에서 얼음으로 덮혀 있지 않은 지구의 땅 약 30%가 육류를 제공하는 동물을 기르는 데 사용되고 있으나, 커져가는 소비 요구를 맞추기 위해 굉장히 많은 우림과 숲들이 쳐나가고 있는데, 특히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의 우림들이 고기를 키우기 위해 잘려지고 일 년 내내 불타고 있다. 특히 소를 키우는 것은 다른 가축보다 필요한 물의 양이 훨씬 많고, 방출되는 엄청난 양의 메탄가스와 분뇨는 온실효과를 심각히 가중 시킨다. 더불어 대규모 살처분도 심각한 문제인데, 이는 개발 도상국에서 진행되는 잔인하고 비위생적으로 진행되는 도살 행위뿐 아니라, 도살된 동물의 잔여분들을 그냥 땅에 매몰되는 형태로 처리하기 때문이다. 동물의 피, 뼈 등으로 오염된 땅들은 다시 농사를 짓기가 어렵고, 매몰된 사체는 상당한 시간이 지나도 분해되지 않아, 여기서 흘러나온 물들은 주변 토지와 수지 오염을 가중시킨다.

이런 점을 공략하며 시작한 벤처의 예가 바로 비욘드 미트(Beond Meat),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 보카(Boca), 스위트 어스 내츄럴 푸드(Sweet Earth Natural Food) 등등이다. 고기가 들어가는 햄버거, 소시지, 간 고기, 심지어 스케이크까지 감자나 콩 등의 재료로, 흔히 말하는 베지 버거(veggi burger)가 아니라 식감과 맛을 고기와 비슷하게 만드는 기술을 테스트하며 마켓에 들어왔다. 이젠 상당히 많은 수의 회사들이 이 마켓에서 더 좋은 기술을 개발하는 벤처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벤처 모델의 진행 초기에는 많은 사람이 실패를 예측했었다. 아무리 지구를 생각하고 내 몸을 생각한다 해도, 고기에 대한 집착은 사실 버리기가 힘들고, 이런 소비 성향이 서민에 내려가야 수요가 커지는 데,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구감 때문이었다. 허나 코로나로 많은 사람이 직접 요리를 하고, 식재료의 생산과 유통에 관한 공부를 더 하게 되다 보니, 내 몸뿐만 아니라 지구에도 상냥한 육류 선택에 관심과 요구가 훨씬 커지게 되었다. 실제 비욘드 미트는 코로나 시점 상황에 대비해 주가가 약 3배가 늘었으며, 맥도날드나 버거킹 등의 어마어마한 고기 유통과 소비 주자들이 이런 회사들과 손잡고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이런 성향들이 현재는 주로 서구에서 진행되고 있으나, 우리도 조금씩 우리가 소비하는 식재료가 주는 환경적 영향에 많은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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