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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실거주 규제의 역설] '조합설립 속도' 압구정 아파트값 신고가 행진

입력 2020-11-27 05:40 수정 2020-11-27 10:26

정부가 투기 수요를 막겠다며 내놓은 재건축 아파트 2년 실거주 의무 규제가 되레 아파트값을 올리고 있다. 재건축 조합 설립에 속도를 내 규제를 피한 단지에선 전보다 웃돈이 많이 붙었다. 사업 속도가 느린 단지에선 일찌감치 실거주 기간을 채우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압구정ㆍ개포동 조합 설립 탄력
재건축 사업 속도 내자 아파트값 들썩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는 실거주 규제 때문에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압구정 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엔 재건축 구역이 6곳 있는데, 6구역을 뺀 5곳에서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율 75%를 채웠다. 조합 설립이 늦어져 입주권을 받기 위한 실거주 의무가 생기는 걸 막기 위해서다. 조합 설립을 목전에 두자 아파트값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압구정 1구역에 속한 미성아파트 2차 전용면적 74㎡형은 지난달 22억7000만 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세우더니 현재는 23억 원까지 호가한다. 이 아파트는 이달 초 재건축 동의율 75%를 넘겼다.

오는 28일 조합 설립 총회를 여는 강남구 개포동 주공 6·7단지 상황도 비슷하다. 이달 초 전용 73㎡형 실거래가가 사상 최고가인 20억4000만 원을 기록했다. 현재 시세는 23억 원까지 뛰었다.

강남권 한 재건축 조합 추진위 관계자는 “그동안 재건축 속도를 두고 주민 의견이 갈렸지만, 실거주 의무 강화로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게 됐다”며 “주민 인식에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노후한 소형 주택의 경우 투자 가치와 실거주 가치가 다른 곳이 많다”며 “재건축 조합원의 거주 기간 요건(2년 이상)을 강화하는 법(도정법) 개정 전에 조합 설립을 마친 곳과 아닌 곳은 같은 조건이라도 가격 차이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치동 은마·목동 신시가지선 속도전 단념하고 실거주 준비

반면 일부 재건축 아파트에선 조합 설립 작업이 지지부진하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정비계획을 두고 서울시와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 정비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은마아파트는 서울시에서 정비계획을 승인받고 정비구역으로 지정받아야 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 여야 대립으로 처음보다는 시한이 연장됐지만 내년 초까지 조합 설립을 마치기에는 여전히 빠듯하다.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일대 아파트는 꼼짝없이 2년 실거주 의무를 적용받을 상황이다. 모든 단지가 재건축 초기 단계인 안전진단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일부 집주인은 일찌감치 세입자를 내보내고 거주 기간을 채울 준비를 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노후 아파트 청산 가치와 미래 새 아파트 가격은 비교하기 어렵다”며 “당장 생활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실거주 의무를 채우려는 사람이 다수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론 사업 원활하면 ‘청산’, 지지부진하면 ‘입주권’ 역설도

전문가들은 법 취지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형평성 확보 필요성을 제기한다. 최시억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실거주 의무 강화 방안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개정안 검토 보고서에서 “소유권 취득 시점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정비사업의 추진 경과에 따라 조합원으로서의 권리행사 가능 여부가 달라진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새로 산 아파트에서 재건축 추진이 순조롭게 진행돼 취득 후 2년 안에 분양까지 마치면 조합원 권리를 뺏기고 사업이 2년 이상 지연되면 입주권을 얻는 역설이 생긴다는 뜻이다.

정부 규제에 따라 재건축 아파트 입주권이 좌우된다는 점도 문제다. 비규제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는 경우 그 지역에 있던 아파트 소유주는 새로 실거주 의무를 적용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분양 직전에 투기과열지구으로 지정된다면 재건축 아파트에 살지 않던 소유주는 하루아침에 입주권을 빼앗길 수 있다. 최 위원은 “이들의 재산권 행사를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법 시행 후 투기과열지구로 새로 지정되는 경우에는 해당 시점 이후부터 실거주 의무를 부여하도록 일부 내용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실거주 의무 강화가 주택 공급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법 개정 이후에 분양하는 재건축 단지들은 실거주 기간을 채우기 위해 고의로 분양을 늦추는 일이 있을 수 있다. 청산 가치를 두고 조합 내 분쟁도 빈번해질 것”이라며 “이런 일이 반복되면 재건축을 통한 주택 공급이 지금보다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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