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마리 진투아네트’의 아파트

입력 2020-11-24 16:33 수정 2020-11-24 18:08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마리 진투아네트’라는 말이 정치권에서 다시 회자되고 있다. “빵 대신 브리오슈를 먹으라”는 말은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인 마리 앙투아네트의 현실 감각 없음을 조롱하는 말로 여겨진다. 2020년 문재인 정부의 24번째 부동산 대책이 나온 11월 한국에서 다시 소환된 것이다.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라고 말한 국회 국토위원장이자 민주당 미래주거추진 TF 단장을 맡은 진선미 의원의 발언을 두고 나온 반응이다.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 수요가 몰리는 이유에 대해 진단부터 잘못됐음을 지적해 비꼬는 말이다.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정책의 해법을 주창했으나 깃발부터 애먼 데 꽂은 상태로 고지 탈환을 외친 셈이다. ‘기필코 전세를 안정시킬 것’이 아니라 기필코 전략 수정에 직면한 실정이다. 응당한 공급 대책은 물론, 그 효과를 내기도 전에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지적하는 것은 부동산 민심의 현실을 근본적으로 이해하지 못한 대목이다.

주거 환경 면에서도 빌라와 아파트를 비교해 더 낫다고 하기에 현실과 동떨어진 측면이 많다.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빌라에 살라”고 하는 것이야말로 어떠한 환상에 살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

조국 전 장관은 ‘변하지 않는 것으로 온갖 것에 대응한다’란 뜻의 ‘불변응만변’(不辨應萬變)을 최근 SNS에 게재했다. 이는 광복 직후 혼란기에 새긴 백범 김구 선생의 휘호다. 때로는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이슈마저도 이 같은 변하지 않는 신념만으로 대처하려는 것인지 우려스럽다. 주거 정의(1가구 1주택자) 실현을 내세우거나, 부동산 민심을 단순히 투기 수요로 보는 것 등이다. 부동산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보다 고정된 인식으로 시장을 잡아보려 하지만 이른바 ‘주거 정의’란 1가구 1주택자 실현이란 환상에 젖어 있을 뿐이다. ‘가변응만변’(可辨應萬變)의 태도가 필요한 때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법정상속분 ‘유류분’ 47년만에 손질 불가피…헌재, 입법 개선 명령
  • 2024 호텔 망고빙수 가격 총 정리 [그래픽 스토리]
  • "뉴진스 멤버들 전화해 20분간 울었다"…민희진 기자회견, 억울함 호소
  • "아일릿, 뉴진스 '이미지' 베꼈다?"…민희진 이례적 주장, 업계 판단 어떨까 [이슈크래커]
  • “안갯속 경기 전망에도 투자의 정도(正道)는 있다”…이투데이 ‘2024 프리미엄 투자 세미나’
  • "한 달 구독료=커피 한 잔 가격이라더니"…구독플레이션에 고객만 '봉' 되나 [이슈크래커]
  • 단독 교육부,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은 ‘2000명’ 쐐기…대학에 공문
  • "8000원에 입장했더니 1500만 원 혜택"…프로야구 기념구 이모저모 [이슈크래커]
  • 오늘의 상승종목

  • 04.2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3,038,000
    • +0.36%
    • 이더리움
    • 4,552,000
    • +0.35%
    • 비트코인 캐시
    • 687,000
    • -1.93%
    • 리플
    • 763
    • -1.55%
    • 솔라나
    • 210,200
    • -3.22%
    • 에이다
    • 682
    • -1.73%
    • 이오스
    • 1,221
    • +1.5%
    • 트론
    • 169
    • +2.42%
    • 스텔라루멘
    • 165
    • -1.79%
    • 비트코인에스브이
    • 96,600
    • -2.82%
    • 체인링크
    • 21,150
    • -0.61%
    • 샌드박스
    • 673
    • -0.7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