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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방구석] 그리는 대로 작품 탄생…코로나 이기는 방콕 취미 '3D펜'

입력 2020-11-17 16:20 수정 2020-11-17 16:29

코로나 시대, 밖에도 못 나가고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계신가요? 유튜브, 넷플릭스는 이제 지겹다고요? 여기 남다른 취미로 재밌는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독특한 취미로 가득한 '남다른 방구석'을 엿 보며 여러분의 일상도 다채롭게 꾸며보세요.

▲7세 김라희 양이 3D펜으로 직접 만든 안경과 나비. 도면을 따라 만든 안경에 상상력을 더해 나비 날개를 덧붙여 만들었다.  (사진제공=김미소)
▲7세 김라희 양이 3D펜으로 직접 만든 안경과 나비. 도면을 따라 만든 안경에 상상력을 더해 나비 날개를 덧붙여 만들었다. (사진제공=김미소)

"내가 그린 그림이 연결돼서 하나의 물건이 되는 모습이 신기하고 재밌어요." - 3D펜에 푹 빠진 김라희(7) 어린이

선과 선이 만나 그림이 되고, 그림과 그림이 만나 입체가 되는 물건이 있다. 허공에 선을 그어 원하는 형태의 물건을 만드는 3D펜이다. 열을 가하면 물렁물렁해지는 플라스틱(필라멘트)을 펜 안에 넣은 다음, 원하는 대로 그리기만 하면 다양한 형태의 물건이 탄생한다. 2013년 워블웍스 사가 처음 세상에 놓은 '쓰리두들러'(3Doodler)부터 얇은 선의 형태가 장점인 '릭스'(Lix) 등 시중에 제품도 다양하다. 뜨겁지 않아 어린이들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도 있다.

3D펜으로 만들 수 있는 물건은 무궁무진하다.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각종 공예부터 글자, 퍼즐 등 상상하는 그 무엇이든 3D펜으로 만들 수 있다. '3D펜 장인'으로 알려진 유튜버 사나고는 3D펜을 사용해 부서진 벽까지 고쳤다.

김미소 씨는 올여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며 딸 김라희 양과 함께할 수 있는 3D펜을 구매했다. 김미소 씨는 다른 활동과 달리 아이 스스로 재미를 찾고 적극적으로 만드는 것을 3D펜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코로나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며 책 읽어주기, 그림 그리기, 핫케이크 등 다양한 놀이를 했다. 다른 활동을 할 때는 늘 함께했는데, 3D펜은 처음에만 함께 사용법을 익혔고, 그 후에는 아이 혼자서 만들더라"고 말했다.

▲3D펜은 평면에서만 만날 수 있던 그림을 입체로 생동감 있게 만든다.  (게티이미지뱅크)
▲3D펜은 평면에서만 만날 수 있던 그림을 입체로 생동감 있게 만든다. (게티이미지뱅크)

3D펜을 사용할 때 주의할 점은 필라멘트에 따라 적절한 온도를 설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설정 온도가 너무 낮으면 3D펜 안의 기어나 모터에 무리가 갈 수 있고, 온도가 너무 높으면 노즐 부위나 내부에 필라멘트가 눌어붙어 고장이 날 수 있다. 가장 많이 쓰이는 PLA 필라멘트는 옥수수, 사탕수수 등에서 추출한 친환경 수지로 보통 190~210℃ 사이에서 녹는다. 석유 추출물 수지로 만든 ABS 필라멘트의 경우 230~250℃에서 녹는다. 어린이들이 많이 사용하는 PCL은 60~120℃로 녹는점이 낮다.

필라멘트를 3D펜에 삽입하거나 제거할 때에는 억지로 힘을 주지 말고, 삽입 버튼과 제거 버튼을 사용해야 한다. 또 사용 후에는 필라멘트를 완전히 뺀 상태로 보관해야 한다. 필라멘트가 들어간 상태에서 전원을 끄면 펜 안에 있던 필라멘트가 노즐에 걸려 막힐 수 있다. 3D펜을 오랫동안 사용하기 위해서는 40~50분 사용할 때마다 5~10분 정도 열을 식혀주는 것도 필요하다. 3D펜 안의 작은 부품들이 너무 오랫동안 뜨거운 열을 받으면 무리가 가서 금세 고장 날 수 있다.

▲김라희 양이 3D펜으로 만든 나비. 뜨겁지 않아 안전한 어린이용 3D펜을 사용해 만들었다. (사진제공=김미소)
▲김라희 양이 3D펜으로 만든 나비. 뜨겁지 않아 안전한 어린이용 3D펜을 사용해 만들었다. (사진제공=김미소)

3D펜으로 원하는 모양을 만들기 위해서는 선으로 뼈대를 먼저 만든 후, 촘촘하게 선을 잇는 방식으로 면을 채워준다. 표면에 오돌토돌한 질감을 살리기 위해서는 선을 둥글게 그려 면을 채워주는 것이 좋고, 매끈한 질감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정하고 촘촘한 선으로 뼈대 안을 채우며 면을 녹여주는 것이 좋다. 3D펜 고수들은 매끈한 표면을 만들기 위해 뜨거운 온도로 표면을 녹여 다듬는 '우드버닝 툴'(소형 인두기)을 사용하기도 한다. 가장 조심해야 할 점은 화상이다. 3D펜의 노즐뿐만 아니라 노즐에서 바로 나온 필라멘트 역시 뜨거우니 손으로 만져서는 절대 안 된다.

김미소 씨는 머릿속으로 입체적인 상상을 펼치기에 3D펜만 한 도구가 없다고 칭찬했다. 그는 "라희가 처음에는 기존 도안에 있는 안경·나비 등을 만들다가, 스스로 상상력을 더해 안경에 나비 날개를 떼서 붙이더라"며 "이제는 인형의 신발을 만들어주겠다며 인형 발에 3D펜으로 신발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이라는 평면에서 시작해 인형 신발까지 입체적인 물건으로 사고의 방향이 옮겨간 게 놀랍다"며 "아이가 3D펜으로 창의적으로 노는 모습에 오히려 제가 배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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