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말하다 “공모가”]⑥공모가 산정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입력 2020-11-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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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후 첫날 최고가를 찍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빅히트의 공모가격 산정을 두고 의혹을 제기하는 국민청원이 등장하면서 공모가 산정 방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은 ‘절대가치 평가방법’과 ‘상대가치 평가방법’이 있다. 절대가치 평가 방법 중 DCF법(Discount cash flow, 현금흐름할인법)은 현재 실적보다 미래 성장성으로 기업가치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될 수 있어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상대가치 평가방법에는 △ PER(주가수익비율) 비교 △ EV/EBITDA(상각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 비교 △ PBR(주가순자산비율) 비교 △PSR(주가매출비율) 비교 △EV/Pipeline(파이프라인 대비 기업가치)비교 등이 있다. 통상적으로는 비슷한 사업 모델을 가진 동종업계 기업의 평균 PER을 구해 할인율을 적용해 공모가 밴드를 결정한다. 그러나 빅히트는 ‘EV/EBITDA’ 방법을 사용했다. 이 방법은 설비투자와 감가상각비 등 비현금성 비용이 많은 제조업에서 공모가를 책정할 때 종종 사용된다. PER이 주가를 주당 순이익 배율로 따진다면 이 방식은 순이익이 아닌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시총을 계산했다고 보면 된다. 빅히트의 서울 용산구 신사옥 이전으로 늘어난 리스부채 감가상각비가 영업이익에 포함돼 기업가치가 훨씬 커진 것이다.

특히 공모가 책정에서는 ‘피어그룹(비교기업)’도 매우 중요하다. 기업가치 산정을 위한 비교집단에 어떤 기업을 넣느냐에 따라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행 공모가 산정 논란에서 중심은 ‘피어그룹’이다. 빅히트도 연예기획사의 가치를 평가하면서 저평가 상태였던 SM을 빼고,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을 비교 대상으로 삼은 것이 문제로 지적됐으며, 앞서 SK바이오팜은 글로벌 제약사 4곳을, 카카오게임즈는 시가총액 790조 원에 달하는 중국 텐센트 홀딩스와 넷이즈, 넷마블, 엔씨소프트를 피어그룹에 넣고 평균 PER을 측정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비교그룹이 없다는 이유로 또는 매출을 내는 사업장이 해외에 있는 기업의 경우 피어그룹에 해외 기업을 넣는 경우가 많다”며 “피어그룹이 속한 상장시장과 코스피를 비교해 할인율을 고려한 PER 조정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공모가는 시장의 가치보다 너무 높거나 낮은 경우 모두 손실을 입는다. 공모가가 너무 낮게 책정되면 투자자는 단시일 내에 높은 수익을 얻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기업 가치만큼의 충분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게 된다. 반대로 공모가가 높게 책정되면 기업공개에 참여했던 투자자는 공모가보다 떨어진 시장 가격으로 인해 투자손실을 본다.

이에 상장주관사(증권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주관사는 기업가치를 바탕으로 기관 투자가의 수요 예측 결과를 보고 발행사와 협의해 공모가를 정한다. 발행사는 조달 자금을 늘리기를 원하기 때문에 공모가를 높이려고 하지만 공모가가 높으면 상장 후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주관사가 적정하게 조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주관사의 이익은 공모금액에 비례하고 기업 경영진이나 초기투자자들에게 공모가를 적정 수준보다 낮게 책정한다고 평판을 쌓은 주관사에게 기업공개(IPO)를 의뢰할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공모가격을 높일 유인이 있다”며 “반면 주관사가 공모주 일부를 의무인수하는 점과 정보를 제공하는 기관투자자와의 관계 유지를 위한 충분한 보상을 해야하는 점은 공모가를 낮게 책정하는 유인으로 작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위원은 “이 때문에 주관사는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한다는 평판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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