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자유로운 구글, 반독점에는 쉬쉬하는 까닭은

입력 2020-10-1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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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당국 수사 시 이메일, 문서 등에 오해할 만한 표현 남기지 않으려는 의도
퇴사자 "독점 통해 임직원 급여도 올라...사실상 독점은 그들 편"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해 연설을 하는 모습. 다보스/AP뉴시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해 연설을 하는 모습. 다보스/AP뉴시스

자유 토론에 익숙한 구글도 반독점이라는 예민한 소재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최근 반독점 이슈와 관련해 규제당국의 눈치를 보는 상황에서 이메일과 문서 등에 표현을 조심하자는 사내 분위기다.

구글 직원들은 지난 몇 년간 중국 검색시장 재진출, 인공지능(AI)에 기반한 무기, 또는 성희롱 문제 등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고 회사에 자신의 의견을 강력히 피력했지만, 반독점이라는 주제만큼은 피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1년간 구글의 독과점 의혹에 대해 미국 법무부와 의회가 조사를 벌인 영향이 크다. 조사가 시작된 후 사내에서 ‘반독점’은 꺼내지 말아야 할 단어가 됐다. 특히 법무부가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면서, 임원들조차 반독점이 가볍게 다룰 토론 주제가 아니라는 점을 직원들에게 인지시키고 있다.

한 전직 임원은 “반독점에 대한 논의를 금지하는 정책은 없었지만, 반독점 우려에 대해 경솔하게 언급한 어떤 직원에게 불호령이 떨어진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이 같은 주의는 직원들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일례로 지난해 구글에서 임원 면접을 봤던 한 후보는 순다르 파차이 최고경영자(CEO)에게 이메일로 ‘합병에 대한 반독점적 시사점’을 추가 질문했다. 관련 사실이 전해지자 사내에선 질문이 부적절하다며 후보 평가에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퇴사해 기술윤리 관련 비영리단체에서 근무 중인 잭 폴슨 전 구글 과학연구원은 “반독점이라는 단어와 관련해서 그다지 생산적인 대화를 할 게 없었기 때문에 말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현실은 독점 덕분에 직원들 급여가 높았던 것이고, 사실상 독점은 그들의 편이었다”고 꼬집었다.

구글 측은 직원들이 반독점에 관심이 없으며, 이에 회사 내부에서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여전히 사내에선 각별한 주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모든 임직원들은 규제당국과의 법적 문제를 피하기 위해 의사소통 관련 온라인 교육 과정을 이수해야 하며, 사용되는 모든 문서와 이메일이 규제 당국에 넘어갈 수도 있기에 ‘시장 점유율’과 같은 특정 단어 사용을 자제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구글 직원들은 수신자에 변호사가 포함된 이메일을 보낼 때는 ‘A/C(attorney/client) Prev’와 같은 줄임말을 써 추적을 피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법무부는 14개월 간의 조사를 거쳐 구글이 자사 제품을 선전하기 위해 검색 결과를 왜곡한 부분과 경쟁상대를 차단하기 위해 사용자 접근에 막대한 권한을 행사한 점 등에 대해 집중 추궁을 하고 있다.

구글은 현재 미국 온라인 검색 시장에서 약 9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포춘은 "미국 정부가 구글에 반독점 혐의로 소송을 제기할 경우 구글은 자사 역사상 가장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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