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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근로자 주택 특별공급 확대…'고작 2%' 실낱같은 희망고문

입력 2020-10-14 15:13 수정 2020-10-14 17:43

정부가 내년부터 개정ㆍ추진하는 '중소기업 장기근속자' 주택 우선공급 사업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급 물량 자체를 늘려야지, 가점이나 혜택만 추가한다고 특별히 나아지는 게 없기 때문이다. 주택 공급 물량을 늘리지 않고 가점 등의 혜택만 추가할 경우 중소기업 근로자들 간 경쟁률만 높아지는 악순환도 반복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기업 장기근속자 주택우선공급에 관한 지침’ 개정안을 마련하고, 내년 1월 1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통해 분양하는 주택 단지부터 실제 적용한다고 14일 밝혔다.

중기 근로자 특별공급은 중소기업에 5년 이상 다닌 근로자에게 전용면적 85㎡ 이하(9억 원 이하) 국민·공공·민영주택 분양물량 일부를 일반 청약자와 경쟁없이 우선 공급하는 제도다. 신혼부부 등 다른 특별공급 유형처럼 소득이나 자산 조건을 따지지 않는다

중기부는 개정안에서 기존 100점 만점이던 배점제를 110점으로 높이고, 배점 비중이 가장 큰 재직기간은 기존 60점에서 75점으로 늘렸다. 한 직장에서 25년을 근무하면 최대 배점인 75점을 부여 받는 식이다. 무주택 기간 가산점도 신설했는데, 최근 5년간 무주택자였다면 5점의 가산점을 받는다. 우선 공급자로 추천받은 뒤 실제 청약을 하지 않으면 최대 10점을 감점하는 패널티도 추가했다.

중기부는 주변시세 대비 72~80% 수준의 임대료로 제공하는 ‘일자리 연계 지원주택’도 확대한다. 당초 2025년까지 3만호를 공급할 예정이었지만, 3만호를 추가해 총 6만호 공급할 계획이다. 회사가 근로자에게 기숙사를 제공하는 사례도 늘리기 위해 시설자금 융자시 기업당 융자한도(60억~70억 원) 외에 기숙사 건립·매입 비용은 별도로 인정하기로 했다.

반면 이 같은 정책 강화에도 정작 중소기업계와 부동산 전문가들은 중기 근로자에게 실질적인 지원으로 이어지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애초에 공급 물량이 미미해 제도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게 이유다.

중기 근로자가 포함된 기관추천은 국가유공자, 장애인, 제대군인 등의 여러 유형과 함께 전체 공급물량의 10% 이내이며 이 가운데 중기 근로자 특별공급은 2%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중소기업 재직자 특별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중기부 권한이 부동산 정책과 다소 떨어져 있는 점도 문제 삼는다. 중기 특별공급 물량 결정 권한이 있는 국토교통부가 형평성을 이유로 물량 확대에 난색을 표할 경우 뾰족한 대책이 없어서다. 결국 중기부가 좀더 적극적으로 국토부와 정치권 등을 설득해야 하는 숙제가 남는다.

중기 특별공급이 되레 일반청약보다 경쟁률이 더 높다는 지적도 있다. 중기부에 따르면 실제 지난해 서울지역 중기 특공은 123가구가 전부였고, 경쟁률은 27.7대 1을 기록했다. 올해는 상황이 더 악화됐다. 7월 말 기준으로 52가구가 나왔고, 경쟁률은 무려 77.8대 1이었다.

아파트 단지별로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서울지역 중기 특공 경쟁률은 평균 50대 1을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 상암동 DMC SK 뷰는 4가구 모집에 820명이 몰려 205대 1을 기록했으며, 신목동파라곤은 137대 1, 자양 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는 183대 1을 기록하는 등 일반분양 평균 경쟁률과 거의 비슷하다. 중기 특공이 국가유공자, 장애인, 퇴역군인, 북한 이탈주민 등과 함께 기관추천으로 묶여 있어 실제 공급 물량은 2%밖에 되지 않는 탓이다.

중기연구원 배호영 연구위원은 “중기 근로자가 포함된 기관추천은 전체 공급물량의 10% 이내로 한정되고, 다른 기관 추천과 분배하면 결국 2% 밖에 물량이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중기 특공 확대는 사회적 합의와 지역적 안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진단도 내놓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등 주택난이 심화되는 곳은 경쟁률이 치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특정 분야보다 중기 특공만을 무한정 늘려주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국가산단 밀집지역 등 산업단지나 디지털단지 등이 많은 곳에서는 국토부와 해당 지자체의 협조를 얻어 중기 특공을 더 늘리는 것을 허용하는 방안에 힘을 실을 필요가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중기부가 장기근속 근로자에게 가점 배분을 늘리는 등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유의미한 일"이라며 "서울 도심권과 지방 산업단지, 상가 밀집지역과 국가산단 등의 중소기업 분포가 다르기 때문에 국토부, 지자체와 협상을 통해 장소와 여건을 고려한 다변화 된 중기 특공 확대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김대희 중기부 중소기업정책관은 "중소기업 근로자 주거지원은 중소기업 인력유입과 장기재직 유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주택공급 소관부처인 국토부와 긴밀하게 협업해 가능한 부분부터 지원을 늘릴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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