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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반만에 1140원대 안착한 원·달러 환율 ‘얼마나 더 떨어질까’

입력 2020-10-12 19:43 수정 2020-10-12 20:26

블루웨이브·중국 경제호조+수급개선+지지선 하향돌파..미 대선·당국 눈치속 1120~1130원

1년 반만에 1140원대에 안착한 원·달러 환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1120원 내지 113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최근 하락 속도가 가팔랐다는 점에서 추가 하락에는 속도조절이 있을 것으로 봤다. 미국 대선 결과와 함께 중국 및 한국 외환당국의 개입여부는 지켜볼 변수로 꼽혔다.

(각사)
(각사)
◇ 글로벌 달러화 약세+위안화 강세 편승해 원·달러도 급락 =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46.8원에 거래를 마쳤다. 마감가가 장중 최저가였던 가운데 이는 지난해 4월23일 1141.8원(종가기준, 장중기준으론 작년 4월24일 1142.7원) 이후 최저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9일 장중 1191.2원을 기록한 후 하락세를 지속하는 분위기다. 그 사이 6거래일연속 하락세는 두 번이나 있었고, 전달 9일 고점대비 한달새 낙폭도 44.4원(3.73%)에 달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는 약세를 보인 반면, 위안화는 강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한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승리와 함께 상하 양원 모두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할 것이라는 소위 ‘블루웨이브(blue wave)’ 기대감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 1차 TV토론 전까지 팽팽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경쟁구도가 트럼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을 계기로 격차를 벌리고 있는 중이다. 이에 따라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경기부양책이 더 공격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 경제 호조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 경제는 8월을 분기점으로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이에 따라 중국 주요 기관들 사이에서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중국 3분기(7~9월) 경제성장률(GDP) 발표에서 최소 4.4%에서 최대 7%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최근 수출과 무역수지가 개선되면서 외환수급도 양호한 편이다. 실제 9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7.7% 증가해 7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센터장은 “바이든 당선과 상원에서의 민주당 승리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미국에서는 정부주도의 성장정책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대중국 관계도 그간의 관세나 환율 압박과는 다른 전략변화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중국에서도 경상흑자가 상당하고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국내에서도 9월부터 수출지표가 좋아지면서 9~10월 중 외환수급이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경절 연휴(1~8일) 이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고시환율을 급격히 낮춘 것(절상)도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실제 9일(현지시간) 인민은행은 고시환율을 0.45%나 낮춘데 이어, 12일에도 0.99%나 떨어뜨린바 있다. 12일 현재 인민은행 고시환율은 6.7126위안으로 작년 4월23일(6.7082위안) 이후 1년반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밖에도 추석 연휴 이전 원·달러 환율이 1170원대를 기록하면서 롱(달러매수) 세력들이 손절(달러매수포지션 청산)에 나섰었던데다, 그간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1150원대 중후반선이 무너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국경절 연휴 끝에 인민은행이 고시환율을 큰 폭으로 낮춰 고시하면서 위안화 강세를 용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데다, 그간 원·달러 환율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던 1150원대 중후반이 무너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12일 역외 위안화 환율(CNH)은 오후 6시45분 기준. (한국은행)
▲12일 역외 위안화 환율(CNH)은 오후 6시45분 기준. (한국은행)
◇ 기술적으로도 지지선 공백, 1130원선까진 시도할 것 = 향후 원·달러 환율 추이는 달러화 약세·위안화 강세를 촉발했던 위험선호 심리가 계속될 것인지 여부에 달렸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위험자산 선호기조가 얼마나 갈 것이냐가 관건이다. 미 대선 이전에 부양책이 시행될 가능성이 적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는 반등하면서 숨고르기를 할 수도 있겠다”면서도 “미 달러화 지수가 92와 93선에 머물고 있다. 5월 중순 미 달러화 하락폭과 원·달러 환율 하락폭 균형을 보면 원·달러는 1130원 정도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미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경계감이 확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정 센터장은 “미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경계감으로 인해 원·달러 하락 속도는 제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그는 “현재 추세를 이끄는 변수들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시나리오별로 예측할 수 밖에 없다”면서도 “내년까지도 달러화 약세 위안화 강세가 이어질 수 있겠다. 수급상황과 기술적 부문을 반영하면 당분간 지지선이 어딘지를 테스트하는 흐름이 될 것 같다. 연말까지 1120원 내지 1130원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물환 증거금을 0%로 인하한 인민은행과 국내 외환당국 움직임도 지켜볼 변수로 꼽혔다. 민 연구원은 “현재 과열(원·달러 환율 하락) 분위기를 시켜줄 수 있는 것은 외환당국 개입밖에 없다. 인민은행도 최근 선물환 규제완화를 통해 위안화 강세에 선을 그었다. 당분간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을 시장예상보다 높게 고시해 속도조절에 나설지를 주목해야 한다”면서도 “2017년과 2018년 전후로 움직이지 않았던 1130원대까지는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들이 많다. 차트상으로도 1130원선까지는 열려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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