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여성·중년·댄서였던 '백범'…실존인물 틀 깼다

입력 2020-10-1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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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박물관문화재단 기획…형식 벗어난 연출·노래 인상적

▲창작뮤지컬 '백범'. (사진제공=국립박물관문화재단)
▲창작뮤지컬 '백범'. (사진제공=국립박물관문화재단)
성을 뒤바꾸는 '젠더벤딩'이나 성의 구별을 무의미하게 하는 '젠더프리' 공연은 이제 그리 낯설지 않다. 연출과 극단 등 수많은 창작진들이 여성과 남성의 경계를 허물고, 넓게는 한국 공연계의 발전을 위해 수없이 머리를 맞댄 결과다.

여기에 뮤지컬 '백범'은 한 발짝 더 나갔다. 실존인물에도 젠더프리를 대입했다. 18인의 남녀 배우가 13분 동안 2막 20장에서 김구 선생으로 분한다.

사실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흰색 두루마기를 입은 중년 백범의 이미지가 가장 익숙하다. 왠지 백범은 그 모습 그대로 무대에서 재현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여겨진다. 백범이 여성일 수도, 청년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닫아두고 있었다는 걸 '백범'의 18명의 배우를 보며 깨닫게 된다.

공연의 메시지는 '누구나 김구가 될 수 있다'이다. 이러한 형식에서 백정(白丁)부터 범부(凡夫)까지 평범한 사람 모두가 자신만큼의 애국심을 가지길 희망했던 백범의 마음이 드러난다.

이번 공연의 새로운 시도는 젠더프리에서 그치지 않는다. 기존 시대극 뮤지컬과 완전히 다른 음악 스타일로 관객의 흥을 돋운다. 프롤로그부터 18명의 김구가 등장해 백범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역동적인 군무와 함께 랩으로 쏟아낸다.

공연은 소년 김창암부터 청년 김창수에 거쳐 독립운동가 김구에 이르기까지, 백범의 73년의 삶 전체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전개한다. 그의 전체 인생을 한꺼번에 보여주려다 보니 교과서를 통으로 옮긴 듯한 느낌을 준다. 우리 민족의 단일 정부를 위해 끝까지 노력하는 모습은 담아내기엔 130분 런닝타임은 한정적이다. '이승만 대통령'이 등장해 쇼를 벌이거나 역사 속 인물들까지 젠더프리 형식으로 보여준 것은 신선하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올해 '박물관 우리 역사 잇기 시리즈 2탄'으로 준비한 창작뮤지컬 '백범'은 백범 김구의 생애에 걸쳐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잃어버린 얼굴 1895'의 작가 장성희,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의 장우성, 뮤지컬 '스위니 토드'의 원미솔 음악감독, 뮤지컬 '레드북'의 안무가 홍유선 등 탄탄한 창작진이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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