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대부’ 달리오 “세계, 5년래 ‘미국 쇠퇴’ 충격적 변화 직면”

미국, 대규모 부채·빈부 격차·중국 부상 등 3대 문제 안고 있어
미국은 75살 노인 같은 제국…수명 연장하려면 하기 싫은 일 해야
“자본주의, 생산성 확대에 좋지만 파이 나누는데 서툴러…시스템 재설계해야”

▲‘헤지펀드 대부’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설립자. AP뉴시스

‘헤지펀드 대부’로 불리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 설립자가 앞으로 5년 안에 전 세계에 미국의 쇠퇴라는 충격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언했다.

달리오는 17일(현지시간) 미국 금융 전문매체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번영을 이끌었던 자본주의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은 대규모 부채와 빈부 격차, 중국의 부상이라는 3가지 큰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미국은 몰락할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그는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의 경쟁우위가 악화한 것은 사실”이라며 “미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교육에 대한 강점을 많이 잃었으며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줄어들었고 빈부 격차 확대로 정치적, 사회적 양극화도 심화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부상이 아직 미국이 경쟁우위를 지닌 혁신과 기술 분야를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중국이 움직인다면 언젠가는 미국을 능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군사적으로도 미국이 더 강하지만, 중국 역시 강하며 대만과 다른 분쟁지역 등 중국과 가까운 해역에서는 미국보다 더 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달러 기축통화 지위도 지금처럼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내서 빚을 늘려간다면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막대한 부채와 무한정 돈을 찍어내는 행태, 교육의 쇠퇴, 내부 빈부 격차에 따른 갈등과 경쟁국의 부상은 네덜란드와 영국 등 제국의 쇠퇴로 이어졌다는 것을 역사가 보여준다는 것이 달리오의 통찰이다.

달리오는 “영국은 경쟁국들의 부상으로 경쟁우위를 잃었으며 빚이 쌓여 재정이 악화했다”며 “2차 세계대전 후 그런 경향은 더욱 심해지고 수에즈 운하 사건을 겪으면서 영국은 더는 세계 강국이 아니게 됐다. 영국 파운드화도 더는 기축통화가 아니다”라고 예를 들었다.

달리오는 사람의 삶에 빗대 “미국은 75살 된 제국이며 쇠퇴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수명을 연장하고 싶다면 할 수 있지만 하기는 싫은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자본주의가 고장 났는가’라는 질문에 달리오는 “고장 나지는 않았지만 고쳐야 할 문제가 있다”며 “자본주의는 인센티브와 혁신을 창출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자원을 배분하는 멋진 방법으로, 모든 성공한 나라가 이 시스템을 사용했다. 그러나 또 기회의 격차를 만들어내는 커다란 빈부 격차를 생산했다”고 답했다.

달리오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경제 파이의 크기를 늘리는 데 능하지만, 나누는 것에는 서툴다”며 “다 함께 생산적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처럼 동등한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좋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잘하지 못하면 결국 무제한으로 돈을 쓰고 갚지 못할 빚으로 그것을 감당하게 돼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달리오는 “생산성과 동등한 기회 모두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미국이 직면한 3대 문제로 세계가 향후 5년간 충격적인 방식으로 변화할 수 있다. 미국인은 11월 대선에 앞서 이 문제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