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김일주 드링크인터내셔널 회장 “종량세 전 주종으로 확대해야”

입력 2020-09-10 17:51 수정 2020-09-1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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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주류 패러다임 급속 변화
'양적 음주'에서 '질적 음주'ㆍ업소 회식 대신 홈술 트렌드

▲김일주 드링크인터내셔날 회장이 위스키 본고장인 스코틀랜드 전통복장을 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드링크인터내셔널)
▲김일주 드링크인터내셔날 회장이 위스키 본고장인 스코틀랜드 전통복장을 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드링크인터내셔널)
‘위스키 대부·위스키 영달(영업의 달인)·주류업계 미다스의 손 ….’

김일주(60) 드링크인터내셔널 회장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38년간 위스키 업계에 몸담아 온 그가 걸어온 발자취가 업계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37년간의 샐러리맨 인생을 접은 그는 자신이 업계 1위로 끌어올렸던 ‘임페리얼’을 전격 인수하며 드링크인터내셔널을 설립했다. 김 회장이 설립했다는 이유만으로 드링크인터내셔널에 주류업계의 이목이 집중된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그는 후발 브랜드를 1위로 올려놓는 저력을 지녔다. 김 회장의 손을 거친 브랜드들은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두산씨그램에서 ‘윈저’를 1위 브랜드로 올려놓았고, 진로발렌타인스에서는 ‘발렌타인’으로 시장을 주도했다. 임페리얼 역시 진로발렌타인스 시절 그가 시장 1위로 끌어올린 브랜드다. 위스키업계 1위로 도약한 골든블루의 초석을 다진 것 역시 그다.

종량세 도입으로 가성비 주류 즐길 기회 늘어

위스키뿐만 아니라 올해 주류업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업계의 숙원이었던 주세법이 개정됐고 전통주를 제외하고 불가능했던 온라인 판매의 빗장도 다소 완화됐다.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오프라인에서 픽업하는 주류 O2O가 허용된 것이다.

김 회장은 일단 종량세로 과세 체계가 변경되면서 경직됐던 주류업계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맥주와 막걸리의 종량세 도입으로 다양한 수제 맥주가 소개되고 토종 수제맥주 브랜드들이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 폭도 한층 넓어졌습니다. 향후 위스키 등 다른 주종으로도 종량세가 확대되면 소비자들은 가성비 높은 주류를 다양하게 즐기게 될 겁니다.”

주세법은 개정됐지만 주류업계에 적용되는 규제는 여전히 많다. 최근 도입된 주류 O2O는 주류업계의 숨통을 트이게 한 정책임을 그도 공감한다. 그러나 조금은 부족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언택트 트렌드가 일상이 되는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구매하고 대면해서 제품을 픽업하는 제도는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습니다. 와인 등 일부 주종의 판매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주류 업계 전체에서는 미미한 수준이죠.”

주류 온라인 판매 빗장 완전히 풀어야
김 회장은 코로나19로 주류산업이 위축된 요즘이야말로 온라인 판매 금지의 빗장을 풀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이미 중국이나 일본, 대만, 미국을 비롯한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 온라인 주류 판매를 허용하고 있다. 일부 국가는 이커머스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주류 온라인 판매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인터넷 강국인 한국과는 거리가 있는 이야기다.

“우리나라처럼 이커머스가 대중화된 국가에서 주류 온라인 판매가 허용된다면 주류 유통사들의 가격경쟁으로 소비자들은 보다 저렴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을 겁니다. 이커머스라는 판매채널이 추가된다면 시장 규모도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

주류업계에서는 미성년자의 주류 구매 등을 우려해 온라인 판매 규제를 이어가는 것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전자담배나 성인용품의 경우 성인 인증 후 구매를 허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류에 대해서만 판매를 금지하는 것이 역차별이라는 불만도 나온다.

주류에 관해서는 소비자 대상 프로모션이나 광고에도 제약이 많다. 심야시간대에만 TV광고를 내보낼 수 있고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경품도 제한적이다. 그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모션에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코로나19가 주류 패러다임 바꿨다
코로나19는 주류업계의 위기다. 그러나 그는 위기 속에서 소소한 변화를 읽어냈다. ‘양적 음주’에서 ‘질적 음주’로 패러다임이 바뀐 것이 대표적이다. 과거 회식이나 업소에서 술을 마실 때 ‘폭탄주’로 대표되는 술을 취하도록 마셨다면 요즘은 집에서 맛을 음미하며 홈술을 즐기는 이들이 늘었다. 고급 주종을 업소가 아닌 집에서 즐기는 시대가 된 것이다.

“소비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다양한 주종을 맛보고 자신의 기호를 찾아가는 것은 어찌 보면 긍정적인 요인입니다. 물론 주류가 주로 소비되는 음식점 및 유흥업소의 영업 제한으로 도매상과 제조사가 모두 어려운 상황이지만 ‘홈술’이 업계에 희망적인 메시지임은 분명하죠.”

김 회장은 최근 젊은 층의 새로운 음주 문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소비의 주역으로 부상한 MZ세대는 독주나 폭음과는 거리가 있는 음주 문화를 즐긴다. 이들은 소주를 소토닉(소주+토닉워터)으로 즐기고 위스키를 하이볼(위스키+탄산수)로 마시는 것을 선호한다. 그가 몸담은 위스키 업계에서 저도주를 잇달아 내놓는 것도 MZ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다. 그는 위스키 역시 언더락이나 스트레이트로 즐기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믹스앤매치를 통해 칵테일로 즐기도록 한다면 시장 침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요즘 술과 어울리는 다양한 음식을 찾는 것에 심취해 있다. 와인의 마리아주와 같은 소주, 위스키와 궁합이 맞는 음식을 찾는다면 식품·외식기업과 시너지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서다.

그는 위스키업계에서도 보다 저렴한 제품을 출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젊은 층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가격대의 위스키가 늘어나면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지난해 위스키 소비 확대를 위해 임페리얼의 출고가를 인하하기도 했다.

“맥주, 막걸리에 적용된 종량세 효과가 위스키에까지 확산된다면 가성비 위스키도 늘어나겠죠. 과거에는 업소 영업 경쟁을 펼쳤고 얼마 전까지는 저도주로 경쟁해온 업계가 이제 가성비로 승부할 날이 머지 않았다고 봅니다.”

그는 업계의 위기 상황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지금은 상생이 필요한 때입니다. 식당과 유흥업소, 도매상, 제조·수입사가 함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산적해 있는 수많은 규제 개선을 위해 합심해야 합니다. 조금 더 팔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무언가를 고민하는 경쟁을 펼친다면 지금의 위기가 언제가는 기회로 해석될 날이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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