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이낙연 대표님, 김영란법 풀기 전에 택배 노동자 생각도 좀 요!

입력 2020-09-0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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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사 7명. 기타 산재 사망 2명. 올해에만 택배 산업 현장에서 맡은바 최선을 다하다 비명 끝에 사망한 노동자들의 숫자입니다.

2월부터 8일까지 코로나19 이후 매달 1명씩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 죽음의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택배 현장의 현실입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택배 물량은 30% 이상 늘었고, 추석을 앞두고 9월 물량은 40% 이상 증가할 예정입니다. 2020년 상반기 통계로만 예년 한 해 평균의 3~5배 정도의 택배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해, 이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이낙연 민주당 대표님은 8일 코로나19 우려에 이동을 자제하는 대신 추석 선물 보내기 운동을 직접 제안했습니다. 여기에는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배려가 담겨있습니다. 이에 발맞춰 국민권익위원회도 추석 때 주고받는 선물의 상한액을 잠시 늘리기로 했습니다. 전통시장에서 쓸 수 있는 온누리 상품권을 더 많이, 더 싸게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종이 상품권은 월 50만 원이던 구매 한도를 100만 원으로 높이고, 할인율도 10%로 올리겠다고 했습니다. 모바일 상품권 구매 한도도 월 7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높이겠다고 했습니다. 소비 위축에 시름 하던 유통 업계와 태풍 피해까지 입은 농수산 업계가 미소 지을 일입니다.

다만, 일일 근로시간 13시간이란 OECE 평균 2배의 악조건 속에서 택배 노동자들은 이를 고스란히 떠맡아야 합니다. 심지어 지난달 16일 ‘택배 없는 날’이란 28년만 첫 휴가에도 한 명의 택배 노동자가 숨질 정도로 이들은 사각지대에 내몰렸습니다.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가장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는 분류작업 인력 투입이 꼽힙니다. 택배 노동자 하루 노동시간의 절반이 분류작업에 소요됩니다. 택배 노동자 임금은 배달 건수에 따라 책정되기 때문에 그간 배송 사전작업인 분류작업은 무임금 노동으로 이뤄진 현실입니다. 대비책도 없이 추석 선물 물량만 많아진다면, 대가 없는 노동을 목숨과 맞바꾸라 부채질하는 셈입니다.

“정부는 우선 공공기관인 우체국 택배부터 분류작업 인력을 시급히 투입하고, 민간택배사에 분류작업 인력투입을 강력히 권고해야 한다”는 노동자들의 입장을 들여다봐 주세요. 이른바 ‘택배법’이라 불리는 생활물류서비스법 또한 20대 국회에서 폐기되고 21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이견 차를 좁히지 못한 채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국회의 시계로는 당장 추석 대목 물량 폭탄이 쏟아지는 현장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청년들의 ‘극한알바’로 꼽히는 이른바 ‘까대기’, 택배 상하차 단기 일자리에도 한 푼이 아쉬운 청년들이 몰려들 것입니다. 물류센터에선 코로나19 감염도 눈덩이 확진 가능성도 열려있어 당ㆍ정 차원 대비책이 더욱 절실합니다.

이낙연 대표님은 최근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너와 나, ‘우분투’(ubuntu)의 공동체 정신을 강조했습니다. 추석이 있으면 대목이 있고, 소비자가 있으면 생산, 유통자가 있습니다. 보내는 이가 있으면 받는 이가 있지요. 여기에 하나 더, 너와 나 사이에 ‘낀’ 사람들을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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