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유목민 ‘글로벌 캐리트레이드’까지 골드러시

입력 2020-09-03 07:32 수정 2020-09-03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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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국제금융센터
▲자료=국제금융센터
최근 글로벌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금이나 원자재 같은 자산 투자를 늘리고 있다. 더는 금리차에서 수익률을 내기 힘든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한때 캐리트레이드 운용 대상으로 평가되던 달러화 마저 조달 대상이 됐다. ‘달러 캐리’란 ‘엔 캐리 트레이드’에 맞선 용어로, 과거 국제금융시장에서 금리가 제로 수준인 엔화를 빌려 미국 국채나 유로화 등 다른 통화 자산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달러화를 빌려 다른 통화를 사야 하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한편에선 유동성이 풍부해진 만큼 금융시장의 출렁거림을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금리의 풍부한 유동성으로 늘어난 캐리트레이드가 이벤트가 터지면 한순간에 청산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3일 국제금융센터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3월 중순까지는 위험회피 분위기에 따라 캐리 트레이드 운용자들은 보유 포지션 청산에 주력했다. 이후 주요국들이 적극적인 경기 부양에 나서자 다시 포지션을 대폭 늘렸다.

실제 ‘엔 캐리 트레이드’의 밑천인 엔화 단기 대출은 2월 말 이후 20조엔 이상 급등락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6조 달러를 웃도는 저리의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3월 중순까지는 위험회피 분위기 따라 보유 포지션 청산에 주력하다가 주요국들의 적극적인 부양책 시행 이후에는 재차 포지션을 대폭 늘리는 방향으로 선회했다”고 말했다.

각국 중앙은행이 앞다퉈 금리를 낮추면서 전통적인 금리 차 투자전략으로는 돈 벌기 힘든 시장이 됐기 때문이다.

▲자료=국제금융센터, 블룸버그
▲자료=국제금융센터, 블룸버그
블룸버그 캐리트레이드 지수가 3월 중순까지만 해도 전년 말 대비 15% 이상 줄었다. 환율이나 자산가격 손실분까지 더하면 손실 폭은 더욱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금융센터 김용준 전문위원은 “자산가격 급락과정에서 패닉 분위기가 형성됐고, 기존에 구축했던 캐리트레이드 포지션을 불리한 가격에 처분(수익률 하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면서 “예기치 않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캐리트레이드를 재개하는 과정에서, 저금리자금 조달은 쉬워 졌다. 그러나 대다수 나라의 적극적인 금리 인하로 주요 운용 대상인 신흥국 고금리 자산의 수익률 마저 과거에 비해 많이 축소된 상황이”고 전했다.

고금리를 찾아 떠도는 캐리 유목민까지 등장했다. 신용 위험이 커 투자자들의 관심 밖이던 이집트 국채(1년 수익률 13% 내외) 관련 캐리트레이드까지 먹잇감이 됐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옛 대표적인 캐리트레이드 전력인 ‘엔화 조달 후 호주 국채 투자’도 더는 돈이 안 된다. 2011년 11월 4.65%포인트에 달하던 것이 최근 0.35%p로 축소됐다.

전통적인 투자전략(저금리 조달/고금리 고정금리 자산투자, 즉 금리차 확보)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도 있다.

저금리 조달은 같다. 하지만 고금리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는 단순 투자에서 벗어나 중도 차익 실현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특히 금이나 원자재처럼 향후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자산에 투자하려는 수요도 눈에 띈다.

최근 조명된 전략들은 .변동성과 관련된 전략(Target[Managed] Volatility, Risk Parity, Short Gamma), .자산간 비정상적 가격 차이를 이용한 전략(Relative Value Trading), 방향성에 베팅하는 전략(Trend Following, Counter Trend Following) 등이 있다.

덕분에 이러한 전략 변화로 인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글로벌 마이너스채권 잔액은 5조 달러 이상 급증했다. 금 가격도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000달러를 웃돌고 있다.

김 위원은 “풍부한 유동성을 활용한 변형된 형태의 캐리트레이드(단순 금리차 확보 전략을 벗어난 다양한 형태의 투자)가 보다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벤트 발생 때 마다 캐리트레이드의 급격한 청산이 나타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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