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배달 한달 동안 한 학기 대학 등록금을 마련했어요

입력 2020-09-02 15:00 수정 2020-09-0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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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대행 업종에서 일할 ‘라이더’를 찾는 공고들.  ‘월 750만’이나 ‘돈많이범’ 등 고수익을 보장하는 문구가 눈에 띈다.  (출처=알바천국 홈페이지)
▲배달대행 업종에서 일할 ‘라이더’를 찾는 공고들. ‘월 750만’이나 ‘돈많이범’ 등 고수익을 보장하는 문구가 눈에 띈다. (출처=알바천국 홈페이지)

“한달 동안 한 학기 대학 등록금을 벌었어요.” 배달앱 라이더로 일하는 A씨는 이투데이와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에 따라 배달 주문이 늘어난 가운데, 이를 소화하는 ‘라이더’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높은 수익을 내걸고 라이더 유입을 꾀하고 있지만 결국 식음료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업체 모두가 부담을 느끼는게 아니냔 지적이 나온다.

◇배달 늘자 라이더는 ’방긋’·음식점은 ‘우울’=2일 배달업체 ‘띵동’에 따르면 지난 8월 18~23일 대비 24~30일 주문 건수가 15% 늘었다. 또한 주말의 경우도 8월 셋째 주(22~23일) 대비 넷째 주(29~30일) 주문량이 33%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배달 물량이 단계 격상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배달 라이더는 부족하다.

알바천국에 따르면 코로나 재확산 전후 기준을 8월 첫째주(3~9일)와 넷째 주(24~30일)로 잡고 비교했을 때, '배달' 관련 공고 수는 코로나 재확산 이후 약 17.5% 증가했다.

실제 ‘배달 풍년·라이더 기근’ 현상에 배달대행 업체들은 속속 고수익을 내걸고 신규 근로자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구인·구직 공고를 살펴보면 한 배달대행업체는 대구 지역 배달대행기사·라이더로 근무할 경우 일급이 15만~35만 원이라고 공고에 명시하고 있다. ‘월 750만’이나 ‘돈많이범’ 등 고수익을 보장하는 문구도 눈에 띄었다.

라이더로 근무 중인 김 모씨(24)는 “최근 주문 건수가 늘었다”며 “비가 자주 오고 재택근무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한낮에도 배달 주문량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짧게 설명하는 동안에도 그의 핸드폰 주문 알람은 쉴 틈없이 울려댔다.

문제는 배달대행·라이더를 잡기 위해 보장한 ‘고수익’이 음식점주와 소비자 부담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배달의 대가로 음식점이 지불하는 배달 수수료는 기본 금액에 추가 거리(500m)에 따라 금액이 추가되는 구조다.

이에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가뜩이나 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던 상황에 배달비 부담까지 높아졌단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영업단축, 매장 내 취식 금지 등으로 배달앱 사용량은 늘고 있는데 일부 배달대행사는 이를 기회삼아 수수료를 인상하고 있어 가뜩이나 어려운 소상공인의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배달앱도 라이더 ‘모시기’ 경쟁=반면 배달앱 업체는 라이더 자체가 부족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초 배달 근로자 수가 적었던 데다 업계 진입장벽도 높아 신규 근로자를 유치하기 어렵단 것이다. 한 배달앱 업체 관계자는 “아무리 한 동네에 오래 살았어도 배차 경쟁이 치열해 스스로 주문 픽업-딜리버리 루트를 짜기 쉽지 않다”며 “생각보다 라이더 업계에 뛰어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개 배달 앱을 켜놓고 좋은 조건의 배차 콜을 선택하는 라이더 특성상 프로모션이나 배달 수수료로 라이더를 확보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다른 배달앱 업체 관계자는 “타 업체에서 프로모션 비용을 늘리니 그 쪽으로 가는 라이더들이 많아졌다”며 “우리도 프로모션을 늘려 라이더를 ‘모셔오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라이더 부족 현상을 만회하기 위해 업체들은 복지를 보장하고 인공지능(AI)을 도입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 관계자는 “라이더가 부족한 만큼 지속가능한 ‘라이더-사장님 관계’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산재보험으로 라이더의 권리를 보호하고 AI 자동배차 등으로 효율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요기요와 쿠팡이츠도 AI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요기요는 최근 ‘요기요 익스프레스’를 도입, AI가 직접 라이더에게 최적의 동선을 제시하도록 했다. 현재 서울 시내에서 테스트 운행 중으로, 안정화 이후 지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쿠팡이츠도 AI 기술과 물류 노하우를 접목, 고객 주문을 최적 라이더에게 1:1 배차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배달 중 계속해서 다른 콜을 조회하느라 안전사고에 노출됐던 라이더를 보호하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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