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배터리 데이'를 둘러싼 두 가지 진영논리

입력 2020-08-2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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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벼리 산업부 기자

배터리 업계 경쟁구도는 '춘추전국시대'라 부를 만 하다. 절대 강자가 없는 상황에서 피 튀기는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이런 배터리 업계의 미래와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면 대체로 논점은 둘로 갈린다.

예를 들어 보자. 요새 가장 뜨거운 감자는 테슬라다. 내달 23일 '배터리 데이'에서 어떤 혁신적 기술을 선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테슬라뿐만 아니라 완성차 업체나 신생업체들이 배터리 시장에 속속들이 발을 들이는 상황이다.

이런 '위기'에 대해 한편에서는 국가적으로 배터리 업체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최근 'K 배터리 동맹'이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배터리 기술력은 새로운 플레이어가 따라잡을 수 있는 수준이고, 몇몇 나라들이 자체적으로 업체들을 키우려는 움직임이 있는 만큼 힘을 합쳐서 대응해야 한다는 논리다.

다른 쪽에서는 미온적인 반응이다. 아무리 경쟁자가 나타나도 기존 업체들이 수년에서 수십 년간 연구ㆍ개발(R&D)을 해온 게 있으므로 그런 걱정은 기우라고 주장한다. 배터리 동맹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한다. 각사가 오랜 투자로 이룬 성취인데 이걸 공유하고 협력관계를 만드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둘 다 합리적인 주장으로 들린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여기에는 또 다른 차원의 논리가 숨겨져 있다. '배터리 특허'를 두고 소송을 이어가고 있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진영논리다.

전자의 논리는 지금 배터리 기술이란 큰 의미가 없으며 차세대 기술을 빨리 확보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시각을 대변한다. 후자는 특허침해 문제를 확실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제대로 안 짚었다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생각과 맞닿아있다.

이런 논리는 다만 두 회사뿐만 아니라 관련 업계 전반에 깔려있다. 그만큼 양사의 소송전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방증일 것이다.

좀처럼 합의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판결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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