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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사모펀드,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워서야

입력 2020-08-04 10:36 수정 2020-08-05 07:51

적대적 인수합병(M&A) 사냥꾼 등 자본시장 주변 얘기는 영화의 단골 소재다. 월스트리트를 배경으로 한 브로커의 삶부터 적대적 M&A까지 자본시장의 얘기를 빼면 할리우드 영화도 재미가 반감될 것이다.

M&A같은 얘기는 흥미진진한 스토리뿐 아니라 용어마저 시선을 사로잡는다. ‘백기사, 흑기사, 포이즌 필, 골든 패러슈트….’ 중세에 사라진 기사들이 등장하고 스파이 영화에나 나올 법한 용어가 튀어나온다. 등장하는 인물 또한 냉정하고 때로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으로 그려진다. 덕분에 현실에선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시장에 매력을 느끼고 동경한다. 자본시장의 틈새와 허점을 노려 한 몫 챙기려는 세력 역시 그 나름대로 진화하는 게 분명하다.

현실은 어떨까.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는 사기극의 끝판왕이다. 자금 운용 과정은 사기와 횡령으로 얼룩져 있었다. 공공기관 매출 채권에 투자한다며 끌어모은 자금은 옵티머스 2대 주주인 이동열 대부디케이에이엠씨 대표가 소유한 비상장기업으로 흘러 들어가 부동산 개발 등 엉뚱한 곳에 쓰였다.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는 투자 자금 가운데 수백억 원을 횡령해 자신의 주식·선물옵션 투자 등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이들 경영진은 사기·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상태지만, 5000억 원이 넘는 펀드 투자 자금 가운데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게 금융감독원의 판단이다. 특히 이번 사태에는 정관계 고위 인사들의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다. ‘권력형 게이트’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기업을 꿀꺽 삼키는 ‘무자본’ M&A나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보면 자본시장에서 한탕 해 먹으려는 세력의 급은 천차만별이다.

수법이 진화하는 만큼 관리 감독도 진화해야 한다. 하자만 사모펀드 사태를 보면 감독당국의 수준은 아마추어다. 지난날 온갖 규제를 풀며 진입장벽을 낮췄다. 그래서 생긴 펀드는 1만 개가 넘는다. 자금은 물밀 듯 들어왔다. 사모펀드 자산은 400조 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터진 후에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증권사나 은행에 떠넘기는 모양새다. 오죽했으면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이 ‘금융위는 발 뺀 전수조사’라고 비꼬았을까. 펀드를 판 은행과 증권사가 책임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책임지고 배상할 일이 있다면 정확히 따져 고객에게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하는 게 마땅하다.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주제로 만든 영화 ‘라스트 홈’(원제 99 홈스·라민 바흐러니 감독)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미국은) 100명이 있으면 단 한 명만 방주에 탈 수 있고, 나머지 99명은 가라앉는 곳이다” (부동산 브로커 릭 카버)

감독당국은 책임 회피성 ‘규제’ 카드를 만지작하고 있다. 필요하다. 하려거든 제대로 해야 한다. 일부 사모펀드 운용사가 깜깜이 투자, 부실운용으로 지금의 사태를 초래 했지만 대다수의 사모펀드는 탄탄한 성과를 내고 있다. 여전히 신뢰도 받고 있다. ‘라스트 홈’에 나오는 릭 카버의 대사처럼 이제 꽃피는 자본시장을 99명이 가라앉는 곳으로 만들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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