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시설 개선에 치중한 '미래학교' 무의미하다

입력 2020-07-22 07: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손현경 사회경제부 기자

교육부가 전국의 모든 학교를 현대화한다. 이 사업의 이름은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다. 이 계획은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 전략의 하나로 발표한 '한국판 뉴딜'의 세부 과제 일환이다.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은 지은 지 40년이 넘은 학교 노후건물 2835동을 내년부터 5년간 개조하고 전국 모든 초·중·고등학교의 22만 개 교실에 와이파이를 설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는 총 18조5000억 원 사업비가 소요된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사업 초기의 관심을 이후까지 이어가는 것이 숙제다. 이번 정책에 대해 교육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거대한 숙제'를 해내려면 교사들의 도움이 절대 적으로 필요하다.

노후시설 개선 자체도 의미 있지만 교육 환경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도 주안점을 둬야 한다는 얘기다. 예컨대 하드웨어 공사와 더불어 과밀학급의 원인인 '학급당 학생 수 감축', '정규직 교사 확보' 등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대책을 병행하며 건물보다 학생과 교사에 집중해야 한다.

일선 교육청들도 우려를 표한다. 해당 사업에는 민간 자본을 당겨 쓰는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 방식이 도입되는데 이 중 30%인 5조5000억 원이 국비로 지원되고 나머지는 지방 재정을 투입한다. 이 가운데 709동인 25%는 민간투자(BTL) 방식으로 충당한다. 교육계는 BTL 방식은 결국 부채로 돌아와 교육 재정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본다.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은 2009년부터 5년간 진행된 그린스쿨 사업과 다를 게 없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공간혁신은 이미 교육부가 추진 중이고, 제로에너지 그린 학교는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 및 관련 지침에 따라 해야 하는 일"이라면서 "스마트 교실은 기존 특교와 지난 3차 추경의 와이파이 깔아주기, 노후 PC 바꾸기, 스마트기기 넣기, 온라인 콘텐츠 활용하기 등과 대동소이하다"고 지적했다.

공기청정기를 각 교실에 공급하자던, 내진 보강하자던, 석면제거를 하자던, 지금 그 교실 상태는 어떤가. 최근엔 스마트 패드를 교사들에게 다 준다고 한다. 교사들이 요구하지 않아도 준다고 한다.

이런 것들은 무의미하다.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교육 환경 개선에 방점을 찍어 교사들의 마음을 얻지 않는다면 학교를 싹 다 갈아엎어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즐거우세요?” 밈으로 번진 방시혁-민희진 내분…‘하이브 사이비’ 멱살 잡힌 BTS [해시태그]
  • 단독 부산‧광주‧대구 ‘휘청’…지역 뿌리산업 덮친 ‘회생‧파산 도미노’
  • '겨드랑이 주먹밥' 등장한 일본…10배나 비싸게 팔리는中
  • 홍콩은 거래 시작인데…美 이더리움 현물 ETF는 5월 승인 ‘먹구름’
  • HLB, 간암 신약 美FDA 허가 초읽기…‘승인 확신’ 이유는?
  • ‘휴진’ 선언한 서울대병원…우려한 진료 차질 없어 [가보니]
  • “주담대 선택할 땐 금리가 가장 중요…고정금리 선호도 올라”
  • 산은이 '멱살' 잡고 가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D-데이'
  • 오늘의 상승종목

  • 04.3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4,693,000
    • -6.72%
    • 이더리움
    • 4,222,000
    • -7.09%
    • 비트코인 캐시
    • 603,000
    • -8.64%
    • 리플
    • 708
    • -3.41%
    • 솔라나
    • 176,800
    • -9.43%
    • 에이다
    • 622
    • -4.75%
    • 이오스
    • 1,064
    • -7.88%
    • 트론
    • 170
    • -0.58%
    • 스텔라루멘
    • 151
    • -5.63%
    • 비트코인에스브이
    • 83,850
    • -10.03%
    • 체인링크
    • 18,480
    • -7.28%
    • 샌드박스
    • 591
    • -6.6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