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마지막 '소신 검사' 윤석열 검찰총장

입력 2020-07-13 06: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보름 사회경제부 기자

"자기 소신껏 일할 수 있는 마지막 검사."

검찰 후배들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마이웨이를 걷는 윤 총장이 검찰의 '자존심'을 살려준다는 의미와 동시에 자신들 앞날에 대한 걱정도 담겨있다. 검경수사권 조정과 민주적 통제를 강조하는 검찰개혁 기조에 정권과 각을 세우며 부당함에 맞설 수 있는 곧은 검사이지만, 부러질 수 있다는 현실적인 우려가 공존한다.

결국 그 걱정은 현실이 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헌정 사상 두 번째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했고 윤 총장은 '마뜩지 않다'는 메시지를 곁들였지만 결국 받아들였다. 검찰 조직 입장에는 검찰총장의 지휘권이 언제든 박탈당할 수 있다는 안좋은 선례가 남았다.

윤 총장은 국정원 댓글 공작 사건 수사 팀장이었던 2013년, 국정감사장 증인으로 나와 "상부의 외압이 있다"고 폭로했다. 좌천 이후 중앙 무대로 올라온 윤 총장은 '적폐 청산' 수사에 임하면서 '검사의 전형'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앞만 보고 나아간다는 점에서 그랬다.

하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시작으로 윤 총장의 소신은 여러 해석을 낳았다. '과도한 검찰권 행사'라는 비판 속에서도 검찰 내에서 만큼은 윤 총장의 소신은 지지를 받았다.

이때부터 윤 총장에 대한 평가는 양쪽으로 갈렸다.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는 '윤석열 사퇴'와 '윤석열 지지'를 외치는 상반된 두 진영의 천막이 나란히 세워져 각자의 확성기를 틀었다.

또 다시 그를 심판대에 오르게 한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경우 추 장관은 윤 총장이 전문수사자문단을 꾸리는 과정에서 '측근 감싸기'를 시도했다고 보고 지휘권을 발동했다. 윤 총장은 이를 받아들이면서 검찰 독립성 침해라는 오점을 남겼다.

'마지막 검사'라는 칭송 밑에는 윤 총장의 '소신'에 뒤따르는 일을 처리하느라 고생만 하고 빛은 못 보는 것 아니냐는 후배들의 볼멘소리도 섞여있다. 인사권자와 불필요한 각을 세우며 검찰 조직에 분란을 일으켰다는 비판도 새어나온다.

1994년 검사 임용 당시 윤 총장이 외쳤을 검사선서는 "나는 이 순간 국가와 국민의 부름을 받고 영광스러운 대한민국 검사의 직에 나섭니다"로 시작한다. 검찰총장이 된 지금이야 말로 가장 필요한 말이다. 검찰 조직이 아닌 국가와 국민을 위해 뜻을 굽히지 않을 때 후배 세대에서도 '소신 검사'가 나올 수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코스피 7380선 거래 마치며 ‘칠천피 시대’ 열었다⋯26만전자ㆍ160만닉스
  • 위성락 "한국 선박 피격 불확실⋯美 '프리덤 프로젝트' 중단, 참여 검토 불필요"
  • '유미의 세포들' 11년 서사 완결…구웅·바비·순록 그리고 유미
  • 중동 전쟁에 세계 원유 재고 사상 최대폭 급감⋯“진짜 에너지 위기는 아직”
  • 미 국방장관 “한국 호르무즈 통항 재개에 더 나서달라”
  • 4월 소비자물가 2.6%↑... 석유류 가격 급등에 21개월 만에 '최고' [종합]
  • 110조달러 상속 온다더니…美 ‘부의 대이동’, 예상보다 훨씬 늦어질 듯
  • 77년 만의 '수출 5대 강국'⋯올해 韓 수출 '반도체 날개' 달고 日 추월 가시권
  • 오늘의 상승종목

  • 05.0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9,595,000
    • -0.93%
    • 이더리움
    • 3,451,000
    • -1.96%
    • 비트코인 캐시
    • 683,000
    • +1.11%
    • 리플
    • 2,090
    • -0.14%
    • 솔라나
    • 130,700
    • +2.11%
    • 에이다
    • 390
    • +0.78%
    • 트론
    • 508
    • -0.2%
    • 스텔라루멘
    • 239
    • +0.84%
    • 비트코인에스브이
    • 24,070
    • -0.5%
    • 체인링크
    • 14,680
    • +1.31%
    • 샌드박스
    • 113
    • +1.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