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 대공황 무엇이 문제인가?

입력 2008-10-27 06:54 수정 2008-10-27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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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신뢰가 깨진 상황 기다림의 미학만이 남았다"

"코스피 지수 400에 환율 2000원 제2의 IMF 도래할 것 같다"

허황된 주장처럼 들리지만 현 시점에서는 현실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있다. 모 외국계 은행 지점장이 사석에서 농담처럼 던진 이야기가 현실이 되고 있다.

10월 들어 코스피 전종목의 시가총액이 무려 250조가 넘게 증발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도 3년 2개월만에 500조가 붕괴됐다.

지난 주가 시작되던 20일 코스피 지수는 1207.63포인트로 장을 마감하면서 1200선을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한 주만에 300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면서 24일 코스피지수는 938.75로 거래를 마치면서 패닉을 넘어 공포 수준으로 투자자들을 몰아갔다.

코스닥 시장 역시 사상 최저치를 연일 갈아치우면서 100포인트 가까이 빠져 결국 276.68로 장을 마감했다.

환율 시장 또한 증시의 하락세로 인해 급등하면서 1400원대를 기록했다. 주 초반 1200원대에 머물던 원달러 환율이

증시의 급락으로 인해 1400원 중반대까지 치솟은 것.

이처럼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국내 금융시장의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조차 두 손 두 발 다 들고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문제는 결국 달러 부족에 따른 '공포감'

문제는 결국 달러 부족에 따른 공포감이 극도로 팽배해 있다는 것이다. 현재 투자자들은 우리나라가 외환위기 시절로 되돌아간 원달러 환율을 보면서 또 다시 금융대란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24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에서 거래되면서 지난 1998년 6월 중순 이후 10년 4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외환위기 당시 은행권의 달러 차입의 길이 막힌 가운데 외화부채의 만기 도래, 원자재 수입 기업의 달러 결제 수요가 지속되는 현상 등이 다시금 벌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로 자리잡고 있는 것도 더욱 불안심리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우크라이나, 파키스탄, 아이슬란드, 벨로루시, 헝가리 등이 달러부족으로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상황이며 남미 일부 국가들은 부도설에 휘말리고 있다.

◆외국인 셀코리아 통한 달러 유출 우려

외국인들의 셀코리아 현상 또한 달러 유출이라는 결과로 이어져 연말까지 환율문제가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미국과 유럽의 헤지펀드와 금융회사들이 연말 결산을 앞두고 무차별적으로 주식을 내다 팔아 자국으로 송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올해 들어 외국인들은 대략 37조원의 순매도를 보이고 있으며 향후 연말까지 30조원이 넘는 매물을 내놓을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국가 부도가능성을 보여주는 신용디폴트 스와프(CDS)의 수수료(프리미엄)가 이달 들어서만 2.4% 급증한 것도 외국인들의 이탈을 돕는 악재로 작용했다. 실제로 국가의 신용위험도를 대표하는 CDS 프리미엄의 경우 우리나라가 경쟁국들보다 월등하게 높은상황으로 지난 17일 기준으로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380bp(3.8%)이다.

여기에 헤지펀드들의 매도 큰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10월 말 결산되는 대형 헤지펀드들이 막대한 손실로 밀려드는 펀드투자자들의 환매요구에 응하기 위해 한국 주식을 내다 팔고 있는 것이다.

◆ 전문가들"기다릴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외국인들의 주식시장에서의 이탈, 헤지펀드의 환매 등 각종 악재로 가득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시장이 이처럼 무참하게 무너질 정도의 위기는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정부 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깨진 상황이라는 것이다. 향후 정부에서 어떤 자구책을 내놓아도 소용이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환율이 급등하는데에는 달러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작용하고 있다"며

"최근 정부가 나서 돈을 풀었는데도 돈이 돌지 않는다는 것은 신뢰가 깨진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는 은행이 부실하지 않다는 점을 오히려 시장에 확실히 인식시켜야 한다"며 "증시 역시 실물 쪽 우려보다는 금융시장 쪽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IG투자증권 서정광 투자전략팀장은 "이제는 경기전망이나 우려를 지나서 지수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며 "결국 이는 투자자들의 불안심리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투자자들이 모두 백기를 든 마당에 마땅한 지표에 대한 잣대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는 펀더멘탈적인 요인이 아니라 결국 불신의 문제이다"고 전했다.

또 서 팀장은 "심리적인 악화가 앞으로도 한 두 차례 더 충격을 줄 수 있을 것이다"며 "그러나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의 보유비중이 140조원 정도로 낮춰져 조만간 외인의 매도세는 안정세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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