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성의 글로벌 인사이트] 코로나19 이후의 세계: 개관

입력 2020-04-2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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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지난 1월 시작된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추세가 누그러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우리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완화 요건인 ‘50명 이하 확진자 발생 일수 연속 7일’을 충족하고 있고, 4월 19일에는 확진자가 한 자리 숫자를 기록하여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부 완화하였다는 소식을 접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도 미국과 유럽은 확진자 수가 상당하며, 최근 올림픽 연기 선언을 한 일본에서 도쿄를 중심으로 오히려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코로나19의 완전 종식까지 아직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조만간 코로나가 잠잠해지더라도 이번 겨울에 2차 대유행의 가능성이 있고, 백신과 치료제 개발까지는 적어도 2년이 걸려 엄청난 수의 변종이 발생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박멸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얘기도 있다. 실제로 1918년 봄에 시작된 스페인독감의 경우 2차 대유행이 같은 해 9월에 있었고, 1919년 2월부터 연말까지 3차 대유행을 경험한 바 있다. 하바드대학의 로버트 바로(Robert Barro) 교수팀의 최근 추산에 의하면 스페인독감으로 인한 사망자가 당시 세계 인구의 2%에 해당하는 3900만 명 정도라고 한다(Barro 외, 2020).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예측치를 대부분 국가에서 마이너스(-)로 급격히 하향 조정한 데서, 그 규모가 얼마나 크고 세계적인지 짐작할 수 있다. 우리도 4월 수출 실적이 전년 대비 27% 감소하였다는 발표로 보아 예외적으로 큰 충격을 받고 있는 경제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경제적 충격과는 별도로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는 지금과는 확실히 다른 세계가 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우선 정치적으로는 방역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받아들이면서 시장보다는 정부의 권한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정부 실패’의 위험을 안고 살아야 할 것이다. 특히, 민주적인 절차로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는 나라들의 경우, 일명 ‘빅브라더’의 감시 속에 살아가는 전체주의 사회로 회귀할 수 있다. 대외적으로는 이민과 여행 등 국경 이동의 제한이 일상화되는 고립주의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졌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자국민 우선의 경제민족주의가 횡행하여 또 다른 형태의 중상주의로 회귀할 가능성이 커졌고, 기업들은 거래의 물리적 위험에 대비하기 위하여 글로벌 가치사슬을 자국 내 혹은 가까운 역내로 축소시켜 심리적 안도감을 취하려고 할 것이다. 소비자의 거래 관행 또한 변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백화점, 전통시장, 쇼핑센터 등 오프라인 구매 관행이 온라인 구매로 급속히 이행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온라인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기업의 사활을 좌우하게 될 것이며 배달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세기 후반부터 자유무역과 여행 등 글로벌화로 번영을 구가하여왔던 세계는 결국 덜 개방적이고, 덜 번영하며, 덜 자유로운 세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스테판 월트, 2020).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은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 파기를 위협하는 등 세계화와 미국의 세계적 책임을 부인해 왔다. 이와 대조적으로 세계시장 참여를 통해 급부상한 중국은 문화적 자신감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세계에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 정부를 코로나19 전파자로 기소할 것으로 보여 미·중 간의 패권전쟁은 또 다른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재정안정화 장치 마련 등 유럽 차원의 코로나 대응에 실패한 유럽은 이번 사태에서의 부적절한 경험으로 통합력이 더욱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코로나19로 갈라지고, 고립화된 세계는 앞으로 닥쳐올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또 다른 전염병이나 기후변화와 같은 세계적 의제를 다루는 체제 형성에 실패함으로써, 그대로 방치할 경우 인류의 미래 대처능력은 현저히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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