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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곳간은 누가 채울 것인가

입력 2020-04-22 05:00

곽진산 금융부 기자

조선·해운사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던 2016년 5월, 당시 정부는 국책은행을 통해 수조 원의 자금을 지원하고자 했다. 국책은행이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부실채권을 사들이게 되면 건전성 부담을 지게 되는데, 이를 뒷받침할 재원을 어디서 가져오는지에 대한 논의도 동시에 이뤄졌다. 정부는 직접 출자에는 부담을 느꼈다.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국회의 동의를 추가로 받아야 하는 시간적 문제도 있었다. 그때 정부가 생각한 것은 한국은행이었다.

한은은 스스로 발권의 주체였고, 금융통화위원회 의결만으로 출자를 결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에 불과했다. 게다가 법적으론 수출입은행만 직접 출자가 가능했다. 법을 고쳐서라도 직접 출자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당시 한은은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라는 본래의 업무 역할이 훼손되는 것에 부담을 느껴 실제로 국책은행에 직접 출자를 결정하지 않았다. 대신 한은의 대출금으로 조성된 자본확충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국책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는 방식을 고려했다.

그러나 자본확충펀드도 결국 특정 기업지원을 위해 한은의 발권력을 동원한다는 비판이 일었고, 사용되지 않은 채 사라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산업에 위기가 도래한 지금, 한은은 산은이 발행한 산업금융채권을 매입하기로 했다. 4년 전에는 중립성 훼손 논란이 있던 방식이었지만, 지금은 한은의 역할이 확대된 것으로 여겨졌다. 이렇게 매입된 채권이 국책은행의 재원이 돼 결국 일부 기업의 지원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생각하면, 중앙은행의 본래 역할과는 동떨어지게 운영된 셈이다.

총체적 위기에 한은도 과거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갔다. 결국, 누군가는 빈 곳간에 가마니를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위는 산은의 BIS비율이 하락하면 정부가 손실을 보전하겠다고 했다. BIS비율이 감당할 수 있으면 상관없지만, 실제로 하락해 보전해야 할 상황이 오면 이 방식은 선후만 다를 뿐 정부가 국책은행에 직접 출자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에도 정부는 한은에 더 큰 기대를 요구할까. 아니면 한발 더 나아갈 것일까. 조만간 정부는 기간산업에 대한 지원 방식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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