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속 논란의 중심에 선 WHO...어쩌다 이 지경까지

입력 2020-04-16 13:26 수정 2020-04-1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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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1월28일 중국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신화연합뉴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1월28일 중국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신화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계보건기구(WHO) 자금 지원 중단 파문이 커지는 가운데, 이런 사태를 애초에 WHO가 자초했다는 책임론도 힘을 얻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WHO에 자금 지원을 당분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친중 성향의 WHO가 초기 대응에 실패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초래됐다는 이유에서다.

전 세계가 팬데믹 위기 앞에 공동 협력하고 있는 와중에 최전선에 있는 국제기구의 손발을 묶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WHO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위기 대응 ‘골든 타임’을 놓치는 데 일조했다는 것과 국제 사회의 갈등과 균열을 초래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트럼프는 기자회견에서 “WHO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본적인 의무를 게을리 했다”고 자금 지원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여기에는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이 위기 대응의 골든 타임 시기에 침묵으로 일관하며 전 세계를 위기로 몰아넣었는데도 WHO가 이를 지적하기는커녕 감싸고 돈 데 대한 불만이 깔려있다. 또 미국이 1월 말 중국발 입국 금지를 정했는데 WHO가 반대한 것도 미국의 초기 대응에 혼선을 가져왔다는 입장이다.

트럼프의 주장이 근거가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AP통신과 전문가들이 코로나19 발생 과정을 역추적한 분석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발생을 인지한 후 6일간 국제사회에 경고를 보내는 대신 침묵으로 일관했다. 7일째 되는 날인 1월 20일이 돼서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위험을 경고했다. 그러나 일주일간 중국이 침묵하는 동안 이미 3000명이 감염됐고 수백만 명이 춘제를 맞아 뿔뿔이 흩어졌다.

14일부터 20일까지 중국이 일관한 침묵은 명백한 초기 대응 실패다. 바이러스 발원 국가의 대응 지연으로 세계 각국은 대응에 나설 수 있는 시간을 갉아먹었다. 중국은 해당 사실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대신, 관련 소식을 언급했다는 이유로 의사들을 ‘괴담 유포죄’로 처벌하는 등 입을 틀어막았다. 그러는 사이 태국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중국 외 지역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이후 바이러스는 무방비 상태인 전 세계를 덮쳤고 확진자 200만 명, 사망자 12만 명을 넘어서는 지구적 대재앙을 초래했다.

주오펑장 캘리포니아대학 전염병 학자는 “엄청난 숫자”라면서 “엿새 먼저 중국이 국제 사회에 해당 사실을 알렸다면 의료 병상을 확보하고, 피해자를 줄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런 데도 WHO는 중국의 초기 부실 대응을 지적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는커녕 중국에 낯뜨거운 칭찬 세례를 퍼부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월 말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대응에 대해 “전례가 없을 만큼 훌륭하다”고 납득하기 어려운 평가를 내놨다. 심지어 국제 무역과 여행 제한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국제 사회의 대응 시기를 늦추도록 부추겼다.

국제 기구로서 볼썽사나운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국제 협력과 공조가 요구되는 위기 상황에 특정 국가와의 갈등을 수면 위로 끌어 올렸다. 친중 색깔을 강화한 WHO는 대만과 대립각을 세웠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작년 말 중국에서 사람 간 감염이 의심되는 질병이 발생했다고 WHO에 경고했지만 이 경고를 무시하고 국제 사회에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WHO는 아무 설명도 없이 오히려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대만을 겨냥, 인종차별 논쟁에 불을 지폈다. WHO는 “3개월 이상 협박과 인종차별 공격 받았는데, 그게 대만에서 시작됐다“고 뜬금없는 주장을 펼쳤다.

결국 코로나19 대응을 둘러싼 WHO의 태도가 그동안 계속돼온 미국과 중국, 중국과 대만의 양안 갈등에 불을 붙인 꼴이 됐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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