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폭락장에서도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던 개인 투자자들이 매도세로 돌아섰다. 최근 증시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일부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오후 3시 19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4154억 원 순매도 중이다. 외인도 324억 원 매도세다. 반면 기관은 홀로 4343억 원 사들이고 있다. 개인은 이달 6일 이후 6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5일부터 이달 13일까지 ‘팔자’ 행진을 지속한 것과 달리 개인은 12조6877억 원을 사들였다.
이 기간 개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 24일(4623억 원)과 이달 6일(8430억 원) 단 이틀뿐이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4조1672억 원을 팔아치웠다.
특히 개인은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1조1869억 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이며 한국거래소가 관련 집계를 시작한 1999년 이래 최대 월간 순매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 이후, 이달 13일까지 개인 투자자의 코스피 누적 순매수액은 21조5676억 원에 달했다.
이날 개인들의 순매도세는 최근 주식시장의 반등에 따라 차익 실현성 매물로 해석된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장 초반부터 기관의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개인들이 차익성 매물이 출회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국내 증시에서 반등장이 펼쳐졌지만, 현재 지수대를 고려하면 앞으로 상승 여력이 충분해서 개인 매수세도 꾸준히 들어올 여지는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들의 ‘실탄’도 넉넉한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진입을 위한 대기 자금 격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10일 현재 44조4261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최근 개인들의 매매패턴이 과거 폭락장과 달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개인들의 순매수는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우량주에 집중됐다”며 “2008년 당시 개인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규모로 매도하고 중소형주와 테마주 중심으로 매수했던 것과 확연히 대비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 연구원은 ‘동학개미운동’에 대해 “단기 차익보다는 배당 및 안정적 이익을 추구하는 장기 투자자의 성격이 느껴진다”고 분석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국면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전기ㆍ전자 업종을 주로 매수하고 있다”며 “전기·전자 업종이 코로나19 위기의 부정적 영향에서 자유롭지는 않으나 위기에도 성장을 이어갈 여지는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 매매패턴의 가장 큰 차이는 투자 기간이었다”며 “대체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더 장기적이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