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코로나 사태에도 공장 가동률 80%...비결은?

입력 2020-04-05 16:51 수정 2020-04-0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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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유럽 주요국 자동차 공장이 가동 중단에 나섰다. 이들에게 부품을 공급하는 주요 부품사 역시 연쇄적으로 가동 중단에 나섰다. 사진은 독일 멜피에 자리한 지프 공장.  (출처=뉴스프레스)
▲코로나19 확산으로 유럽 주요국 자동차 공장이 가동 중단에 나섰다. 이들에게 부품을 공급하는 주요 부품사 역시 연쇄적으로 가동 중단에 나섰다. 사진은 독일 멜피에 자리한 지프 공장. (출처=뉴스프레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세계의 공장 대부분이 셧다운 상태이지만, 독일에선 공장 가동률이 80%에 이르며 대조를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는 가운데 독일의 사례가 경제 지원에 안간힘을 쓰는 다른 나라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그 비결을 3일 소개했다.

WSJ에 따르면 은행 관계자와 이코노미스트, 업계 발표를 집계한 결과, 독일 제조업체의 가동률은 80%에 이른다. 이들 공장 대부분이 중국에서의 사업 경험을 토대로 발 빠르게 코로나19 대응에 나선 덕분이다.

공장들이 조업을 지속한다는 게 중요한 건, 일자리를 지키고 부문 전체 폐쇄에 의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각 기업에 사활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뮌헨에 있는 싱크탱크 Ifo경제연구소의 안드레아스 파이힐 이코노미스트는 “여러 가지 이유에서 중요하다. 고객 관계, 공급망, 더 나아가 노동자 관계도 있다”고 말했다.

독일 기업 경영진은 코로나19 리스크를 억제하기 위해 조기에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러한 대책은 각사의 중국 사업장에서 처음 도입됐다. 독일에서는 중소기업이어도 중국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으며, 앞으로 미국 공장으로도 유사한 대책을 확대할 방침이다.

전기모터 및 환기 시스템을 다루는 ebm팝스트그룹은 코로나19가 서구에서 본격적으로 퍼지기 전인 2월 초에 대책을 도입했다. 스테판 브란들 최고경영자(CEO)는 출장이나 직원 모임을 제한하고 관리 부서에는 재택 근무를 지시했다. 미국 코네티컷 주와 테네시 주에 있는 공장 근로자 400명에게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시차 근무를 시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는 등 접촉을 최소화했다. 또 독일에 있는 회사 시설에는 외부 방문자가 출입 금지되고, 청소 팀이 문 손잡이와 기계 손잡이, 기타 기기를 자주 소독하고 있다. 휴게실의 구조도 바꿔 직원이 나란히 줄 지어 서지 않도록 했다. 관리 부서 직원은 때에 따라 유동적으로 사무실과 재택 근무를 한다. 증상이 있는 직원에게는 사내 의사가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한다.

지게차 메이커인 키온그룹은 외국의 공급망 혼란에도 불구하고 독일 공장에서 생산을 계속하고 있다. 중국에서 공장 5곳과 약 4000명의 직원을 거느린 이 회사는 올해 들어 일찌감치 위기 대책반을 설치하고, 건강·안전에 관한 전략을 수립했다. 조치의 일환으로 작업 책상을 없애 직원 사이의 간격도 넓혔다.

유압기기 제조업체 HAWE 하이드로리크는 독일 내 공장 가동률이 거의 100%에 이른다. 현재는 수주 잔량에 대응 중이며, 주로 아시아에서의 신규 수주도 있다. HAWE는 직원이 서로 최소 1.5m의 거리를 두도록 하고, 의료 담당자와 관리직이 엄중하게 감시하고 있다.

화학기업 BASF는 접촉을 피할 수 있는 식사 배달 및 픽업 서비스가 공장들에 제공되고 있다.

WSJ는 이런 조치들이 가능한 건 독일의 기업지배구조 시스템 상 경영진의 판단에 대해 노동자의 발언권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노조가 일방적으로 억지를 부리는 것만도 아니다. 금속산업노조(IG메탈) 대변인은 “직원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모든 활동을 집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의 경우,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하는 가운데 업무 복귀에 우려를 나타내는 직원도 있었지만, 공장 조업을 계속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혜택이라 여겼다고 한다. 독일 자를란트에 있는 보쉬 공장은 현재 직원의 절반 가량이 근무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노동 시간 단축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ebm팝스트그룹은 자동차용 환기시스템과 모터 수급이 축소함에 따라 인공호흡기 등의 의료용품 생산으로 전환해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고 있다. 이 회사의 독일 공장 가동률은 80%이지만, 향후 노동시간 단축이 불가피하다.

HAWE는 제품의 판매 촉진을 위해 온라인 전시회를 개최, 의료 및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

WSJ는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과 BMW가 최근 독일 내 공장을 폐쇄하기로 한 건 예외적인 조치라고 지적했다. 독일기계공업협회(VDMA) 홀거 폴 대변인은 폐쇄에 대해 “회원사 3300개사에서 널리 볼 수 있는 현상이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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