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아영의 발명 이야기] 시력을 넘어 정보를 담는 스마트렌즈

입력 2020-03-2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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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톨릭대 바이오메디대학 교수

올해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공개된 스마트렌즈는 콘택트렌즈 형태로, 그 안에는 인치당 1만4000개의 픽셀이 들어간 초소형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 칩이 탑재되어 있다. 보통 콘택트렌즈처럼 착용하면 되기 때문에 간편하면서도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으로, 렌즈를 착용한 후 정면을 바라볼 땐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지만 측면으로 눈동자를 돌리면 ‘일정’이나 ‘날씨’ 또는 ‘음악’ 등의 메뉴 화면이 보인다. 여기서 ‘일정’ 메뉴를 바라보면 오늘의 일정이 나타난다. ‘스피치’라는 메뉴도 있어서 연설이나 프레젠테이션이 있을 때 원고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준비한 발표를 잘 진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렇게 간단한 눈동자의 움직임만으로 조작이 가능한 스마트렌즈에는 동작을 감지하는 동작감지 센서,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한 이미지 센서 등 다양한 기술이 접목되어 있다. 미국의 스타트업 모조비전(Mojo Vision)에 따르면, 모조렌즈는 세계에서 가장 밀도가 높은 마이크로 디스플레이와 증강현실에 필요한 모든 것을 콘택트렌즈에 담기 위해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 기술을 적용했다. 시선 추적을 통한 인터페이스로 착용자만 볼 수 있는 화면을 구현해 화면 측면에 배열된 아이콘을 쳐다보고 사용할 기능을 선택한다. 스마트 콘택트렌즈에 시선 추적 기능이 있는 스마트 디스플레이의 모든 것을 장착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 모조비전의 시제품은 실제 콘택트렌즈가 아닌 가상 현실 헤드셋을 사용하고 있으며 초기 버전 제품은 시선 추적 및 추후 반복과 같은 것을 포함하여 단순한 프로세서 및 디스플레이일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착용형 디스플레이인 노스 포칼스(North Focals)나 구글 글래스(Google Glass)와 달리 스마트 콘택트렌즈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의료기기에 대한 규제 사항을 만족하기 위해 많은 검사·평가를 거쳐야 한다. 특별히 스마트렌즈는 인체에 직접 착용하는 웨어러블기기인 만큼 안전성이 가장 중요하고 착용 시 망막이나 시신경에 유해하지 않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의료기기 2등급에 해당하는 콘택트렌즈는 이외에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데, 안구에 직접 접촉되는 렌즈의 함수율, 습윤성(접촉각), 인장강도, 투과율 등의 물리적 특성이 평가되어야 한다.

필자는 20년 이상 콘택트렌즈의 신소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강조한 것처럼 안경렌즈나 안경테 등의 시각 보조기구와 다르게 콘택트렌즈는 소재의 물성이 렌즈의 제조과정 및 착용감 그리고 안전성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하나의 기능적 측면에서 아무리 좋은 렌즈 소재가 개발되었다 하더라도 또 다른 요소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상용화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눈에 착용했을 때의 안전성이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나노기술의 발달로 콘택트렌즈 안에 휘어지거나 구부러질 수 있는 소형 센서를 부착하는 것도 어렵지 않은 기술이 되었으나, 착용 시 우리 눈이 가지고 있는 구면이라는 형태를 유지시킴과 동시에 소비자의 착용감을 만족시키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기술은 계속 진화해가며 그 진화의 과정에서 관련된 서로의 영역이 융합 또는 복합되어 발전해가고 있는데, 최근에는 의료라는 생명공학적 관점이 특별히 중요시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가 심각하게 겪고 있는 코로나 사태를 보면서 바이러스 문제의 심각성 또한 인식하게 된다. 특별히 안구에 접촉되어 사용할 수밖에 없는 콘택트렌즈의 특성으로 볼 때 의료적 문제점이 다른 어떤 요소보다도 철저히 관리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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