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산연 "부실 벌점제, 처벌에 초점…지역경제에 부정적 영향"

입력 2020-03-24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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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점제도 실효성ㆍ공정성 제고 방안 마련 필요"

▲위례신도시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
 (뉴시스)
▲위례신도시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 (뉴시스)
국토교통부가 추진 중인 '건설기술진흥법' 벌점제도 개편이 객관성ㆍ형평성은 놓친 채 처벌 수위 강화에만 매몰돼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광복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4일 발표한 '건설기술진흥법상 벌점 제도 개정안의 문제점 및 실효성ㆍ공정성 제고 방안' 보고서에서 "국토교통부가 입법 예고한 개정안은 벌점제도의 실효성 제고라고 하지만 개정에 따라 과도한 벌점의 상향이 불가피하고, 벌점제도와 연계된 불이익이 크게 확대됨에 따라 건설업계 전체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지난달 20일 부실시공에 대한 벌점 처벌을 강화하는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부실시공에 대한 책임을 강하게 물어 부실시공과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기준 벌점 산정 방식으로 누계 평균 방식에서 누계 합계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기존에는 부과받은 벌점을 출자지분과 점검 현장 수를 고려해 기준 벌점을 계산했지만, 앞으론 부과받은 벌점의 합이 그대로 기준 벌점이 된다. 점검 현장이 많은 건설사는 기존 제도보다 벌점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벌점 부과 항목도 117개에서 160개 항목으로 세분된다.

벌점이 누적되면 정도에 따라 공사 입찰을 제한받거나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시공능력 평가, 공사실적 평가에서도 감점을 당한다.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은 벌점에 따라 영업정지나 선분양 제한 처분까지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 부연구위원은 이번 개정안에 대해 “현행 벌점제도가 가지고 있는 불명확ㆍ비객관적인 부과 기준, 형평성 및 균형성 등에 대한 문제점은 미고려한 채 벌점 제도의 실효성만을 강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개정안에서 "벌점 부과 기준의 공정성 및 객관성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부과 기준이 '미흡', '소홀', '부족' 등 모호한 용어로 규정돼 있어 어디까지 시공자 책임이나 부실시공으로 볼 건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만큼 벌점 부과 기관의 자의적 판단이 개입하기 쉽다. 정 부연구위원은 똑같은 행위에 대해서도 항목별로 다른 벌점을 매기는 경우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개정안이 강행되면 중소 건설사의 수주ㆍ경영 여건이 악화하고 나아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방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부연구위원은 "건설기술진흥법상 벌점제도의 기본 운영 취지인 부실시공 예방을 위한 전반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인 해법으론 △벌점 산정 방식ㆍ부과 대상의 재검토 △ 벌점 부과 기준 개선 △벌점 경감 제도ㆍ이의신청 제도화 △벌점제도 제척 기간(소멸 기간) 도입 △현장 점검의 내실화 등을 제안했다.

정 부연구위원은 “부실시공 예방 목적을 벗어난 처벌 위주의 과도한 제재는 국가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설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번 개정안을 둘러싼 업계의 반발이 큰 만큼 벌점과 연계된 불이익 수준을 균형 있게 고려한 벌점제도의 실효성 및 공정성 제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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