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한국경제 '내우외환'

입력 2008-09-30 17:15 수정 2008-10-0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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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구제금융안 부결ㆍ환율급등에 경상수지 적자까지 '경고등'

침체된 경기를 회복하기 위해 갈 길이 먼 한국경제가 30일 강력한 '원투 펀치'를 맞고 주저앉았다.

이날 오전 국내 금융시장에는 미국 구제금융안이 하원에서 부결됐다는 소식과 8월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동시에 전해지면서 지난 16일 '리먼 쇼크'에 이어 또 다시 패닉(공황)상태에 빠졌다.

이날 환율은 장중 40원 이상 폭등하면서 1230원까지 돌파했으며, 국내증시도 코스피 지수가 장중 한때 70p 이상 폭락하면서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감마저 다시 감돌았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에도 당시 리먼브러더스 파산 신청과 메릴린치 매각, AIG 경영위기 등 잇따른 충격적인 소식으로 국내증시가 6% 이상 폭락하고 환율도 51원 가까이 폭등한 바 있다.

◆美 구제금융 '늑장 대응'

미 구제금융안 부결 소식이 국내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준 것은 여야간 사전 합의로 무난한 통과가 예상됐었기 때문이다. 뜻밖의 소식에 국내증시와 외환시장은 극도로 혼란한 장세를 거듭했다.

그러나 미 구제금융안이 다소 지연됐을 뿐 곧 수정안이 통과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더 이상 주저할 시간이 없는 미국 정부와 의회는 수정안을 합의하는 대로 하원 의결과 상원 의결을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지만 수정안 합의와 상·하원 의결에 최소한 3~4일은 족히 걸릴 전망이어서 그동안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수정안에는 구제금융 규모 대폭 축소되고 사후관리 강화와 정부 지분 출자 등 민감한 조건들이 추가될 예정이어서 여야 합의가 미뤄지거나 다시 한번 부결될 경우 국내 금융시장은 또 다시 패닉상태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금융시장의 한 관계자는 "구제금융은 특성상 신속하고 과감하게 이루어져야 하지만, 미국 정부와 의회의 결정이 매우 지연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미국은 물론 세계 금융시장도 함께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미 구제금융 수정안 합의가 지연되거나 또 다시 부결된다면 국내 금융시장도 큰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로서는 수정안이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되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버팀목' 수출마저 흔들리나

또한 한국경제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것은 바로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수출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8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47억1000만달러 적자를 보여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8월까지 경상수지 누적 적자도 125억9000만달러로 크게 확대됐다.

특히 서비스수지 적자와 경상이전수지 적자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평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수출마저 흔들린다면 경기침체의 그림자는 더욱 짙어질 것"이라면서 "수출 경기의 회복 여부가 경기침체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지나친 비관은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국은행은 올 4분기에는 경상수지가 다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8월 경상수지 적자는 영업일수 감소와 선박인도 조정, 유가하락 효과 반영시차, 자동차 파업 등 불규칙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향후 국제유가 하락분이 반영되면 9월에는 8월보다 경상수지 적자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어 "경상수지 적자가 크게 확대되고 상품수지 적자도 커졌지만 수출 증가세는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면서 "올 4분기에는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안팎으로 잇따른 악재에 고전하고 있는 한국경제가 다시 정상 괘도에 오르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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