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내놓고 도주…대법 “피해자가 사고 사실 몰랐어도 ‘사고 후 미조치’ 해당”

입력 2020-02-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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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를 내고 도주했다면 피해자가 사고 사실을 몰랐어도 도로교통법에서 금지하는 사고 후 미조치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 부분을 무죄 판단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춘천지법 강릉지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3일 밝혔다.

A 씨는 덤프트럭을 운전하던 중 차선을 변경하다 다른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A 씨는 사고를 인식하고도 정차하지 않고 그대로 운전해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피고인은 사고 발생 사실과 그로 인해 피해차량의 탑승자들이 상해를 입거나 피해 차량이 손괴됐을 수도 있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다고 봐야 한다”며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도주치상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사고 후 미조치 부분은 무죄로 판단해 벌금 300만 원으로 감형했다. 2심 재판부는 “피해의 충격부위에는 긁힌 정도의 흔적이 있을 뿐 다른 파손 흔적은 없었던 점, 교통의 흐름에 지장이 생기지도 않은 점, 피해자들이 사고 직후에는 사고 발생 사실을 알지 못해 피고인의 차량을 추격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할 의무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해차량 운전자가 실제로 피고인의 차량을 추격하지 않았다거나, 추격 과정에서 교통상의 구체적 위험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사고로 인한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가 발생했다고 보인다”며 A 씨에게 사고 후 조치 의무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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