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대형 건설사 독식 심화

입력 2008-09-25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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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들어 재건축 규제가 완화되면서 2005년 8.31대책 이후 얼어붙어 있던 재건축시장도 '해동'기미가 역력하다.

특히 수요자 뿐 아니라 안정적인 사업 수익을 챙길 수 있는데다 미분양 우려가 덜 수 있는 강남 등 인기지역 재건축은 건설업체 입장에서 '알토란'같은 사업장인 셈. 이에 따라 재건축 수주권을 놓고 대형업체간 한바탕 '별들의 전쟁'이 치러질 전망이다.

대형 건설사들이 강남 등 재건축을 선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자체사업이 아니라 조합 도급사업인 만큼 사업 추진시 과거 지분제 사업에 비해 관리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재건축은 택지개발사업 물량과는 달리 분양가 상한제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장점이 있다.

물론 재건축도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이다. 하지만 현재 추진되고 있는 재건축은 과거 도곡, 잠실, 화곡, 반포 등 저밀도재건축과 달리 용적률이 낮게 주어지고 소형평형 의무비율과 임대아파트 의무비율이 적용되는 만큼 일반분양도 적어 대부분 임의분양으로 단지가 많다.

이에 따라 재건축 단지들은 일반분양으로 수익을 내기보다 조합원 분양을 통해 수익을 내는 경우가 많아 시공사 입장에서도 한결 간편하다는 장점이다.

이와 함께 재건축 단지는 요지에 위치한 대단지가 많은 만큼 재건축 수주는 업체 실적으로도 더할 나위 없다. 여기에 입주 이후에도 지역 주택시장을 선도해나갈 물량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커 재건축 수주는 건설업체들로선 가장 알짜 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그런 만큼 특히 강남권 재건축 대단지 시공권 수주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탄탄한 자금력을 갖춘 대형 건설업체들의 각축장이 되는 게 일반적이다.

대형 브랜드 가운데도 특히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대림산업, 현대건설,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5개 건설사들이 강남지역 재건축을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3구와 강동구, 용산구, 경기 과천시 등 주요 인기지역 재건축 단지 중 시공사를 선정했거나 시공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단지 74곳을 살펴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단독수주 17곳과 공동수주단지 11곳을 합쳐 28곳에서 래미안 브랜드를 심었다.

삼성물산은 특히 강남구에서 강세를 보였다. 강남구에서 삼성물산은 총 29개 단지 중 단독수주 10곳과 공동수주 1곳 등 11개 사업장에서 시공권을 획득했다. 5개 단지가 시공사를 결정한 송파구에서도 단독 1곳과 공동 3곳 등 4곳에서 시공사로 선정돼 래미안은 부촌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로 떠올랐다.

뒤이어 대림산업이 단독수주11곳과 공동수주 5곳 등 16개 단지에서 'e-편한세상' 브랜드를 퍼뜨렸으며, GS건설과 현대건설이 단독과 공동 수주를 합쳐 각 9개 단지의 시공권을 가져가는데 성공했다.

또한 현대산업개발이 단독과 공동을 합쳐 8곳에서, 그리고 롯데건설이 7곳에서 시공권을 획득했다. 반면 시공능력평가 2년째 1위를 달리고 있는 대우건설은 단독수주는 서초구 반포동 한신15차 단 한 곳이었으며, 그 외에 1곳의 공동사업 등 단 두 곳에서 수주하는데 그쳤다.

대우건설의 강남 재건축 시장 약세는 무엇보다 워크아웃 경험이 중요한 악재로 작용했다. 즉 수주 경쟁이 벌어졌을 때 타사들이 대우건설의 워크아웃 경험을 들어 공격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우건설은 지난 2003년 반포동 한신15차 시공권을 따낼 때도 무려 180%의 무상지분률을 약속하고야 겨우 따낼 수가 있었다. 즉 '대한민국 1등 건설사'를 자랑하는 대우건설은 재건축 시장에서는 1군이 아닌 셈이다.

이밖에 SK건설과 두산건설 등 역시 10위권을 차지하는 대형 건설업체들이 그 뒤를 이었다. SK건설은 단독수주를 2곳을 비롯, 3곳에서 수주권을 따냈으며, 두산건설 역시 모두 3곳에서 시공권을 확보했다.

중견건설사 중에서는 벽산건설이 1개 단지에서 시공권을 확보했지만 이를 제외하면 강남, 서초, 송파 등 인기 지역 재건축 시공사는 모두 시공능력평가순위 10위권내의 대형 건설사인 셈이다.

그 중에서도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은 전체 재건축 단지 중 절반 가까이에 이르는 사업장의 시공권을 따내고 있으며, GS건설,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등 모두 6개 건설사가 강남권 등 인기지역 재건축 시공권을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을 제외한 시공능력평가순위 8위 이내 대형건설사들이다.

이 같은 대형건설사들의 재건축 시공권 수주 독식현상은 향후에도 더욱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조합원 찬반투표로 시공사가 결정되는 만큼 일단 대형 건설사가 수주에 입찰하게 되면 조합원 분담금이 현저하게 차이가 나지 않는 한 브랜드 가치를 우선 따지는 아파트 수요의 특성상 대기업의 독식은 어쩔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이야기다.

앞서 언급한 대우건설이나 지난 2002년 분양한 강남구 대치동 대치주공아파트 재건축 물량인 동부센트레빌의 시공사 동부건설처럼 강남권 진입을 위해 수익보다는 실적을 우선시해 어렵게라도 시공권을 따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도 최근같은 주택시장 불황시기엔 탄탄한 자금력을 갖지 못한 회사들은 꿈도 꾸기 어려운 일이다.

부동산써브 채훈식 리서치센터장은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시공능력평가순위 20~30위권의 중견건설사도 재건축 수주를 따내는 게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었다" 며 "하지만 아파트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첫번째 결정 요인으로 떠오르고, 대형 업체들이 재건축에 집중하면서 재건축 시공권 수주 시장 판도가 완전히 굳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름대로 착실히 아파트 브랜드를 관리해온 중견사들은 분담금이나 아파트 건축조건 등에서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지 않는 한 수주가 어려운 만큼 요즘은 아예 수주전 자체를 나서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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