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대대적 반격 나섰지만...평가 엇갈려

입력 2020-01-0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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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주 방법은 여전히 함구

▲카를로스 곤 전 닛산-르노 회장이 8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 중 발언하고 있다. 베이루트/AP뉴시스
▲카를로스 곤 전 닛산-르노 회장이 8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 중 발언하고 있다. 베이루트/AP뉴시스
카를로스 곤 전 닛산·르노 회장이 일본 도주 후 가진 첫 기자회견은 2018년 11월 체포에서부터 2019년 12월 도주까지를 담은 드라마의 속편이었다.

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장에 검은 양복과 붉은 넥타이 차림으로 등장한 곤 전 회장은 몰려든 외신들의 질문에 아랍어, 포르투갈어, 영어, 프랑스어 등 4개 국어를 구사하며 능수능란하게 답했다. 가끔 손가락을 사용하는 등 과장된 몸짓까지 곁들였다. 닛산과 르노에서 오랜 시간 수장으로 잔뼈가 굵은 그의 쇼맨십이 잘 드러났다는 평가다.

기자회견 후 그는 미국 CNBC, CNN과 단독 회견도 가졌다. 여기서도 그는 도주 경로와 수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CNN과 단독 인터뷰에서 “악기 케이스에 숨어 도망칠 때 어땠냐”는 유도 질문에도 넘어가지 않았다. 오히려 웃으면서 “어떤 수단을 통해서든 자유는 언제나 달콤하다”며 딴소리를 했다. 다만, 도주 방법을 밝히지 않는 이유에 대해 자신을 도와준 이들을 곤경에 처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에서 도주한 것은 법을 어긴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정의에서 도망친 것이 아니라 정의를 찾아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한, 베트남, 러시아 같은 공산 정권 치하에서 도망친 사람을 정의에서 도망쳤다고 하지 않느냐”라면서 “나는 잃을 게 없었다”고 역설했다.

곤 전 회장은 CNBC와 인터뷰에서는 “도망 비용은 매우 부풀려 보도됐다”면서 “그만큼의 돈은 필요 없다”라고 억측을 일축했다. 아울러 2009년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자신에게 연봉 2배 인상을 제안하며 제너럴모터스(GM) 최고경영자 자리를 제안했을 때 안 간 걸 후회하기도 했다.

곤 전 회장은 도주 이후 내내 자신의 결백과 일본 사법 체계의 불공정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도 표현 방식에 기교가 가미됐을 뿐, 내용은 벗어나지 않았다. 이에 대한 일본 내 시각은 부정 일색이다. 그의 주장이 도주 행위를 정당화하지 않는다며 그렇게 억울하면 일본에 와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다.

그러나 일본 사법 체계가 국제 기준에 맞는지는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유죄 판결 비율 99%, 과도한 자백 강요 등 일본 사법 시스템이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지는 아직도 불분명한 일이며, 특히 곤 전 회장의 경우 변호사 없이 심문을 받고 아내와의 접견이 불허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지난해 9월 미 증권거래위원회가 보수 축소 신고 혐의와 관련해 곤 전 회장 및 닛산에 벌금을 물리고 10년간 공기업 임원 취업을 금지한 것에 대해선 곤 전 회장 정도의 지위에서는 보상 규정이 복잡하고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NYT는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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