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지금] 2020년 글로벌경제 위기 요인과 해법 찾기

입력 2020-01-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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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새해 벽두부터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의 또 다른 위기에 대한 경고가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다. 2019년에 이어 2020년의 경제 불안정성을 고조시키는 세 가지 요인으로 전문가들은 보호무역주의, 대중선동정책, 그리고 정치시스템의 붕괴를 꼽고 있다. 이처럼 트럼프를 필두로, 트럼프를 흉내 내고 있는 세계 각지의 극우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이 초래하고 있는 정치적 위기 요인에 더해서, 미국을 위시한 주요 국가들이 이어가고 있는 팽창적 통화정책이 세계 경제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미국 연준(FRB)과 유럽중앙은행(ECB) 그리고 일본중앙은행의 전체 자산 규모는 약 14조 달러로, 이는 2008년의 4조 달러에 비하면 3배 이상으로 급증하였다. 이는 곧 2008년 금융위기 이래 단 11년 만에 주요국의 통화공급이 3배 이상 늘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약 10조 달러에 달하는 통화공급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들 국가들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 규모는 5조3000억 달러에 불과했다. 즉 나머지 4조7000억 달러는 결국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가격의 거품 형성에 기여했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금융위기 이후 쏟아부은 통화 공급량이 주요국 자산가격의 거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이 거품이 꺼지면서 발생할 또 다른 경제위기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즉 2009년 3월 대비 최근의 주요국 자산가격은 21% 상승하여 명백히 자산가격 거품이 형성되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러한 거품은 각국의 빈부 격차를 더욱 키워왔다.

이와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를 위시한 서방의 지도자들은 모두 정치적인 목적 아래 단기적인 경제성과지표를 위하여 확장적 통화정책을 강요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저조한 경제성장률은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미국은 당초 예상치를 한참 밑돌아 2%에도 못 미칠 것이라고 추정되는 가운데, 올해 유럽과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1%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의 불안을 증폭시키는 근본적 원인은, 1980년대 이래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확산된 신자유주의 정책의 결과로 저소득층에 대한 사회복지 지출 감소와 부유층에 대한 다양한 감세조치에 의한 빈부 격차 심화와 이로 인해 최고조에 달한 사회적 갈등 구조에 있다. 이에 편승하여 트럼프와 같은 극우선동주의 정치인들이 빈부 격차의 원인을 자유무역과 시장 개방에 돌리면서 국제적인 무정부 상태를 확산시키고 있다는 점이 2020년을 더욱 어둡게 만드는 요인이다.

올해는 전 세계 61개국에서 대선, 총선 등 주요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분노할 줄만 알고 합리적 분별력은 상실한 유권자들과 이들에 편승한 극우선동주의 정치가들이 선거를 통해, 보호무역정책 확산과 함께 사회복지 지출은 더욱 줄이고 부자감세 정책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붕괴된 정치시스템이 초래하는 위기 요인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보호무역주의를 바탕으로 글로벌 가치사슬을 붕괴시키고 다자간 자유무역질서를 근본적으로 흔들어왔던 미·중 무역전쟁이 최근 1단계 합의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갈등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또한 미·중 무역전쟁과 같이 국제 관계에서 힘의 논리에 의한 문제 해결 방식이 자리잡으면서 국제무역기구(WTO) 체제는 물론 세계환경협약 등 모든 다자간 질서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따라서 점차 심각해질 국제적인 환경 문제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위기 요인이다.

이처럼 통제 불능인 듯한 2020년의 위기 요인에 대해 세계 경제학자들이 동의하는 가장 주요한 해법은 포용적 정책 노력이다. 즉 보호무역정책과 국제적 갈등의 주요 원인이 국내의 빈부 격차와 이에 따른 사회적 갈등 구조이며, 따라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각국의 포용적 정책 노력이 국제적 갈등과 무정부 상태를 극복하는 궁극적인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최근의 국제적 무정부 상태를 초래한 무책임한 선동주의 정책을 남발해왔던 트럼프 행정부뿐만 아니라, 정략적 탄핵 논의에만 집착하는 민주당 등 미국의 모든 정치세력에, 미국 경제의 중장기적 회생을 위한 포용적 정책 노력을 촉구할 필요가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모든 문명국가들이 2020년을 위기로부터 지키기 위해서는,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기술혁신 정책과 함께 빈부 격차와 사회갈등 구조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포용적 정책 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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