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악재에 국내 증시 '빨간 불'

입력 2008-09-16 08:12 수정 2008-09-1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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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과 메릴린치 '쓰나미'...증시 파장 불가피

추석연휴를 마친 국내증시가 리먼브라더스 파산과 메릴린치 피인수 소식으로 코스피지수 반등에 빨간불이 켜졌다.

증시전문가들은 16일 지난 추석 연휴 기간 미국 월가에서는 리먼브라더스 매각이 결국 불발로 끝나면서 파산보호신청으로 가닥을 잡았고 메릴린치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전격 인수되면서 지난주 '9월 위기설'과 '쿼드러플 위칭 데이' 등을 넘기며 반등 모멘텀을 다져왔던 한국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진단했다.

한국 산업은행에 이어 리먼브라더스 인수자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영국계 바클레이즈 은행이 인수를 철회했고 BOA가 리먼 인수를 포기하는 대신 메릴린치를 인수, 미 금융계는 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신용경색이라는 변수가 주식시장에 재차 부각됨에 따라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을 둘러싼 해외변수의 영향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이 주식을 포함한 대출범위를 확대하고 주요 금융기관들이 긴급 유동성펀드를 조성하는 등 만일의 층격에 대비하는 모습이지만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신청과 BOA의 메릴린치 인수로 인해 재차 불거진 신용위기와 함께 이번주 예정된 미 금융기관의 실적발표에 상당한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따라서 지난주 1400대 후반까지 올라섰던 코스피지수의 추가 상승탄력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며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들의 유동성 위기 및 매각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라는 부담 요인과 현 국면에서 유일한 매수주체로 분투하고 있는 연기금의 매수강도 역시 지난 주에 비해 약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경수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미 국책 모기지업체들의 구제금융으로 미국발 신용위기가 진정세로 접어들었다고 여겼지만 이번 리먼브라더스 파산 신청과 BOA의 메릴린치 인수로 국내증시는 지난주 1400선 후반까지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투심불안 요인이 재차 고개를 들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 3월 베어스턴스 사태와 달리 정부 개입이 없었다는 점에서 향후 부실 투자은행에 대한 구조조정이 구체적으로 단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지수 1500선 복귀가 다소 미뤄지게 됐지만 투자자들은 미국 금융위기

의 해결 과정이라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계기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수급상 관건은 역시 1400선 후반에서의 연기금의 매수 강도에 따른 지수의 추가 상승 여부"라며 "미국발 불확실성은 불가피한 변수이나 연기금의 매수 강도 약화는 상승 탄력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고 외국인과 투신권은 매수 주체로 나설 가능성 역시 크지 않아 수급구도의 빠른 개선 역시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내 4위의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한데 이어 3위 투자은행인 메릴린치 역시 BOA에 매각되면서 이에 따른 금융권의 충격이 얼마나 확산될지 추정하기 쉽지 않지만 금융위기의 확산이라기 보다 금융위기가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신호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왜냐하면 추가적인 시장 불안 요인을 키우지 않고 신속한 교통정리를 단행했다는 점에서 향후 이들 투자은행뿐 아니라 월가의 잠재적 부실 투자은행이 신속한 구조조정 절차를 밟게 될 경우 단기적 충격은 불가피하겠지만 한편으로는 금융위기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 연휴 기간 동안 월가에서 급박하게 돌아갔던 일련의 미 금융 이벤트가 자칫 질질 끌게될 경우 신용위기 확산이라는 측면에서 오래 걸릴 수 있는 사안들이었지만 최근 금융위기의 중심에 섰던 리먼브라더스 처리가 일단락되면서 국내증시 역시 금융위기의 확산과 새로운 국면 전환의 갈림길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이번 결과가 금융위기의 확산이라기보다 금융위기가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신호"라며 "그 이유로 미국정부의 개입이 없었다는 점은 리먼발 위험이 시장에 충분히 인지된 상황이라 관련 익스포져가 이미 줄어든 상태였고 이는 파산하더라도 동요의 파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뒷받침된 당국의 불개입 조치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내적으로는 국내증시가 개별 금융기관의 손실 크기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리먼브라더스가 여타 기업과 달리 손실처리가 늦게 반영된 점이 없지 않지만 글로벌 금융기관의 손실 규모를 분기별로 살펴보더라도 지난 1분기를 정점으로 확연하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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