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5사 노조, 새해 벽두부터 험난한 ‘춘투’ 예고

입력 2020-01-0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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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ㆍ르노삼성 작년 임단협 해 넘겨…현대차는 '와이파이' 놓고 갈등

현대ㆍ기아차를 포함한 국내 완성차 5사가 연초부터 험난한 올해 춘투(춘투)를 예고했다.

지난해 임단협을 8년 만에 무분규로 타결한 현대차조차 연말부터 생산현장 '와이파이 접속'을 사이에 두고 노사가 마찰을 빚고 있어 올해 힘겨운 노사 협상을 예고했다.

먼저 2일 기아차 노사에 따르면 이튿날인 3일 추가 본교섭을 앞두고 있다.

기아차 노조 선전실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17차 본교섭(12월 20일) 이후 사실상 양측의 물밑교섭조차 없었던 만큼, 본교섭을 다시 시작해도 입장 차이만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현대차와 달리 기아차 노조 집행부가 강경노선을 택하는 게 아니다. (생산)라인 근로자의 사기 증진을 위한 수당 일부 인상안에 대해 조합원이 투표로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부결된지 5일 만에 부분파업에 나섰다. 사진은 13차 본교섭 모습.  (출처=기아차 노조)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부결된지 5일 만에 부분파업에 나섰다. 사진은 13차 본교섭 모습. (출처=기아차 노조)

기아차 노조는 지난달 13일 ‘2019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에 대해 조합원 투표를 실시했다. 그러나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56% 반대)에서 잠정안이 부결됐다.

이 관계자는 “조합원의 뜻이 분명한 만큼, 1차 잠정안보다 한 걸음이라도 나아가야 할 상황”이라며 “사 측이 이를 간과하고 1차 잠정안과 같은 태도를 고수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지엠(GM)은 비정규직 문제에 발목이 잡혔다.

앞서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물량 감소를 이유로 지난해 연말을 기준으로 하청업체 7곳에 계약 만료를 통보했다. 이들 업체에 소속된 비정규직 노동자만 580여 명. 회사 측의 계약 해지에 따라 이들 비정규직도 창원공장을 떠나게 됐다.

이에 맞서 창원공장 비정규직지회 계약 해지일인 지난달 31일 퇴근 후부터 공장 앞에서 촛불 문화제를 열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 110여 명은 새해 첫 날에도 고용 보장을 요구하며 집회를 지속 중이다.

창원공장 비정규직 지회는 성명서를 통해 “비정규직 580여 명을 사실상 해고한 뒤 다시 채용공고를 냈다”며 사 측의 계약 해지 통보에 반발하고 있다. 정규직 전환을 피하기 위해 비정규직의 채용과 해고를 반복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한국지엠은 지난달 24일 창원공장에서 근무할 생산직 감독자 및 단기계약 기능직 사원을 채용 공고를 낸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협력사 7곳과 계약을 해지한 이후 다시 채용 공고를 낸 규모는 50명이 채 되지 않는다”며 “실제로 생산물량이 감소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르노삼성 노조는 2년 연속 '임단협 연내 타결'에 실패했다. 노사 양측은 1월 둘째주 본교섭 재개를 전망하고 있다.  (연합뉴스)
▲르노삼성 노조는 2년 연속 '임단협 연내 타결'에 실패했다. 노사 양측은 1월 둘째주 본교섭 재개를 전망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년 임단협 부터 사 측과 지루한 기 싸움을 벌여온 르노삼성자동차 역시 지난해 임단협을 올해까지 끌고 왔다.

다행히 새해 첫 근무일인 2일 오전 조 근무를 시작으로 부산공장은 정상 가동 중이다. 노조는 지난달 20일 오후부터 31일까지 예고한 파업을 종료하고 2일과 3일은 정상 근무하기로 했다.

노조는 이 기간에 회사 측과 다음 주 교섭 재개 일정을 잡기 위한 실무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회사 측도 지난달 노조 파업 과정에서 "파업을 중단하면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힌 만큼,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교섭 일정을 다시 잡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말, 파업 과정에서 노조원 파업 참가율이 30%까지 떨어진 만큼, 파업 동력이 약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재파업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노조는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지난달 20일 오후부터 지난달 31일까지 한시적 파업을 이어갔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노조가 예고한 파업이 종료된 만큼 교섭 재개를 위한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르노삼성 노사는 기본급 12만 원 인상, 임금피크제 폐지, 구조조정 반대 등을 요구했고, 회사는 경영상황을 이유로 고정비용 인상을 거부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사 관계가 비교적 원만했던 쌍용차는 때 아닌 출근 투쟁에 내홍을 겪고 있다.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무분규 임금협상 타결이라는 새 기록을 뽑아낸 쌍용차는 안으로 노ㆍ노 갈등을 겪고 있다.

10년 연속 무분규 임금협상을 타결한 기업노조가 존재하는 가운데, 복직 근로자를 중심으로 한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노ㆍ노ㆍ사ㆍ정(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 기업노조, 쌍용차 사 측,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합의에서 2009년 정리해고된 노동자의 60%인 71명을 2018년 말까지 채용하고 나머지 해고자 중 복직을 기다려온 46명도 2019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채용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사 측은 '회사 상황이 어렵다'며 이들 46명에 대해 매달 통상임금 70%를 지급하는 대신 휴직 기간을 추후 합의 때까지 연장한다는 내용의 노사합의서를 지난달 24일 쌍용차지부에 전달했다.

이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지난달 30일 서울 대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고자 복직 문제는 '노노사정' 4자 교섭을 통해서만 새롭게 합의할 수 있다"며 "재휴직 내용이 담긴 회사와 기업노조 간 합의서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8년 만에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뽑아낸 현대차 역시 때아닌 생산현장 ‘와이파이’를 사이에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사 측이 지난달 6일 근무 시장 중 생산설비에서 와이파이 사용을 제한하자 노조는 “단체협약 위반”이라며 특근 거부로 맞섰다. 24시간 사용할 수 있던 와이파이를 쉬는 시간과 식사 시간 등에만 사용하도록 한 것이다.

사 측은 이와 관련해 “최근 일부 공장에서 근무 시간 중 와이파이로 접속해 동영상을 보는 행위가 문제가 되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리고 접속을 제한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맞선 노조 측은 “와이파이 사용이냐 아니냐가 문제가 아니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2016년에 와이파이 설치와 사용을 이미 단체협약에서 이미 합의한 상태다”라면서 “사 측이 아무런 협의도 없이 단체협약 사항을 깬 것이 핵심이다. 이렇게 되면 다른 단체협상 협의안도 깨질 수 있지 않느냐”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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