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코리아 베트남] 한화생명 “전속설계사 확대·新시장 개척…2025년 ‘빅5’ 진입”

입력 2019-10-16 05:00 수정 2019-10-1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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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진출 10년 차 ‘완벽한 현지화’…상품·판매채널 다변화로 시장 공략

#월요일 아침 9시. 호찌민 시내에 있는 한 지점에 보험설계사들이 모였다. 한화생명이 만든 율동으로 준비운동을 하고, 삼삼오오 모여 앉는다. 설계사들은 각자의 목표를 공유하고 고객과의 신뢰, 정성의 중요성을 교육받는다. 지점 1층엔 고객을 직접 만나 청구와 계약을 돕는 고객플라자가 있다. 한국 지점의 풍경과 거의 흡사하다. 지점 곳곳에선 63빌딩 이미지를 찾아볼 수 있다. 한국 드라마를 통해 63빌딩은 이곳에서도 ‘랜드마크’로 통한다.

▲백종국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장
▲백종국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장

◇같은 듯 다른 베트남 보험시장, 진입 비결은 ‘완벽한 현지화 ’ =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은 한국 기업이 투자한 ‘베트남 보험회사’다. 2009년 4월 국내 생명보험사 최초로 진출한 이후 올해로 10년째다.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국내 보험사 가운데 유일하게 전속설계사 채널을 구축하며, 완벽한 현지화를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현지법인 본사 직원 가운데 법인장과 스태프 3명을 제외하고는 영업·교육·재무 관리자 등 300명 넘는 직원을 현지에서 채용했다.

하지만 베트남 보험시장의 분위기는 한국과는 사뭇 다르다. 그중 하나가 투잡(two job) 문화다. 베트남 보험설계사는 대부분이 투잡을 뛰고 있다. 풀타임으로 보험회사에 매일 출근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직이 잦다. 한 직장에만 20~30년 근무하는 장기근속자는 찾아보기 힘든 게 베트남 시장의 문화다.

한화생명은 이 같은 문화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FTA(Full Time Agency) 형태의 파일럿 지점을 개설했다. 회사에 매일 출근해 풀타임으로 보험영업을 하는 지점이다. 한국에서는 당연한 업무 시스템이지만, 이곳에선 풀타임 조직을 운영하는 보험사가 3곳뿐이다. 한화생명은 안정적인 영업조직 구축을 위해 풀타임 조직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뚜옌 FTA지점장은 “장기적인 회사의 전략은 풀타임 조직을 늘리는 것인데, 베트남 시장 문화는 그렇지 않으니 어려운 점이 있다”면서도 “베트남 국민들은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는 이점이 있다. 한국드라마, 케이팝(K-POP) 영향으로 도시 시민들부터 지방의 농민들까지 한국에 대한 신뢰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FTA지점은 올 연말까지는 팀장 5명을 충원해 전체 인원 30명을 채우는 게 목표다. 이는 서울 중간 정도 지점의 규모다.

올해부턴 한국의 영업 방식을 좀 더 차용하고 있다. 설계사들에게 영업일지를 적게 하고, 전자청약, 교육 자료도 가져와 베트남 시장 실정에 맞게 사용하고 있다. 특히 이달부터는 스타클럽을 출범시켰다. 20명가량으로 구성된 이 조직은 실제 수입보험료가 한 달에 1억2000만 동(한화 600만 원) 이상이 돼야 들어올 수 있다. 이 가운데는 MDRT 2명이 속해 있다.

◇빅5가 80%대 점유율… 시장장벽 높아 = 베트남 시장의 장벽은 만만치 않다. 베트남 보험시장은 ‘빅5’가 장악하고 있다. 베트남 유일의 국영보험사인 바오비엣(Bao Viet)생명 아래 캐나다의 매뉴라이프, 일본의 다이이치, 미국의 AIA와 ACE라이프 등의 외자계 보험사가 시장점유율 80%를 장악하고 있다. 나머지는 13개 보험사가 나눠 갖고 있다. 베트남법인 관계자는 “1999년에 이르러 보험업법이 제정됐고, 이 법이 제정되자마자 외자계 생명보험회사가 진입하면서 시장이 새로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판매하는 상품의 형태는 한국과 다소 다르다. 공시이율에 기반한 저축보험과 교육보험이 주를 이룬다. 지난해부터 암보험 등 간단한 보장성보험을 판매하고는 있지만 비중은 적다. 종신보험을 파는 생보사는 단 한 군데도 없다. 베트남의 경우 사망을 상품화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으로 보장성 보험인 종신보험은 성장이 매우 더디기 때문이다. 인구의 73% 이상이 토속신앙을 믿고 있는 베트남은 가정마다 조상 숭배 제단을 설치해놓고 조상의 영혼이 후손 주변에 머물며 보살펴주고 있다고 믿고 있다. 박성모 기획팀장은 “한국도 종신보험이 들어온 지 불과 20년밖에 되지 않았다”며 “차츰 상품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며, 내년에는 변액보험 판매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내후년에는 TM, 온라인 등 채널 다변화도 검토 중이다.

이달부턴 신(新)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연간 120억 원이 넘는 법인영업 단체상해보험시장이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3일부터 전용 상품을 만들어 판매 중이며, 이달부터는 방카슈랑스 채널에서도 판매 중이다.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이 주 고객 층이며, 재해만 보장하는 일반 손해보험 상품보단 사망까지 보장해 커버리지가 넓다는 장점이 있다.

◇2025년 ‘빅5’ 진입 목표… 계약 유지율 72% 상승세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의 궁극적인 목표는 현지 보험사가 되는 거다. 이를 위해 양질의 계약을 장기적으로 가져가는 단계를 밟고 있다. 가장 돋보이는 건 유지율이다. 24회 차 유지율이 진출 초기였던 2013년에는 36%에 불과했는데, 2019년 기준으로는 72%에 달한다. 이는 국내 웬만한 보험사보다 높은 수준이다. 보험회사의 기반인 계속보험료는 같은 기간 2배 이상으로 성장한 상태다.

백종국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장은 “현재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3%대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후발주자로서 중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회사”라며 “빅5까지 가기 위해서는 2025년 안에 신계약기준 점유율 5%대의 성과를 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베트남 현지에서의 기업 이미지를 위해 사회공헌 활동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매년 자선단체(ACEF, SAPP 등)와 함께 사회기반시설이 열악한 지역에 보건소, 초등학교 및 사랑의 집 건축과 기증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가 건강보험제도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들을 위해 매년 건강보험증을 기증하며 생명보험사로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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