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화 칼럼]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새로운 디지털머니 시대

입력 2019-07-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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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대 경제학부 교수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암호화폐를 포함한 디지털화폐가 전통화폐와 은행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보다 정확하게는 결제 수단에 있어 현금이나 은행의 직불 또는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전통적인 방식이 e머니(E-money)를 비롯한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방식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 e머니 서비스로 중국의 알리페이, 위챗페이와 국내의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쿠팡, 토스 등이 있다. IMF 보고서에는 이러한 e머니를 포함한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화폐로 인해 현금이나 은행을 통한 결제 방식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전망한 것이다.

현재 선불충전금 포인트 서비스의 e머니는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주요 결제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이다. 아직까지는 스마트폰 기반의 디지털 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이라 e머니를 포함한 디지털머니가 지급결제 시장 또는 은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긴 하다. 현금 또는 카드에 비해 e머니 서비스가 결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저히 낮고 대부분의 e머니 서비스는 은행 계좌 또는 신용카드와 직접 연동되어 있거나 사용 범위가 제한적이다. 하지만 디지털화가 점차 고도화하면서 편의성, 보편성, 보완성, 신뢰성, 효율성, 그리고 네트워크 효과까지 e머니의 장점이 더욱 발휘되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 이미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통한 결제 규모는 비자와 마스터카드를 합친 것보다 많고 케냐의 90% 인구가 M-Pesa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말 기준 토스와 카카오페이의 선불충전금 규모는 1900억 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였고 이들이 제공한 송금 및 지급결제 무료 수수료 서비스로 인해 은행의 수수료 수익이 대폭 축소되었다. 실제로 은행의 2019년 1분기 순수수료수익만 보면 전년 동기 대비 1118억 원 감소했다.

사실, 이번 IMF 보고서에서 주목할 내용은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머니를 이용한 결제 수단에 있다. 청구권 여부, 가치 설정, 보증기관 등의 속성에 따라 결제 수단을 위한 화폐를 5가지 형태로 구분하고 있다. 현금과 같이 지갑에 직접 넣어 다니는 중앙은행화폐, 직불카드와 같이 은행이 발행하는 b머니(B-money), 포인트 충전식의 e머니,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 그리고 페이스북 리브라와 같은 i머니(I-money) 등이 그것으로 b머니를 제외하고 모두 분산원장기술(DLT) 또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화폐를 포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블록체인 기술 기반 화폐는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법정화폐와 연동하여 변동성이 높은 문제를 해결한 암호화폐인 스테이블코인은 고정된 가치로 환매 가능한 e머니에 해당한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CBDC)는 중앙은행화폐이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법정화폐와 독립적 가치를 지닌 암호화폐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머니인 i머니는 복수의 법정화폐 및 국채 가격에 따라 가치가 변하는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이다. e머니와 비슷하지만 환매 시 돌려받는 금액이 변한다는 차이가 있다.

보고서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e머니를 높게 평가하면서 향후 e머니가 현금과 은행의 역할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e머니가 편리한 결제 수단임은 물론, 안정적인 가격 유지가 가능하고 분산원장 기술로 인해 신뢰 기반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대표적 결제 수단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의 연장선으로 b머니와 e머니의 공존 가능성 여부에 따른 시나리오별 은행의 역할 변화와 중앙은행의 CBDC 발행 관련 분석도 포함하고 있다. 이는 각국 은행 또는 중앙은행을 위한 당부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암호화폐에 대한 제도권 진입 기반이 마련되는 분위기다. 일본은 이미 제도권으로 편입했고,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TATF)의 암호화폐 규제 권고안 발표와 페이스북 리브라의 청문회 종료 등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감소하였다. 또한, 지난달 전 세계 96개 국가 금융기관 대상 설문을 통해 발표된 또 다른 IMF 보고서에서는 다수의 중앙은행들이 CBDC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새로운 디지털머니 시대가 눈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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