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민주화(民主化)

입력 2019-06-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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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전에 어디에선가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는 30년을 주기로 큰 변화를 겪으며 발전해왔다”는 말을 들었다. 이 말을 한 사람의 발언 요지는 이렇다. 1910년에 조선이 망했으나 당시 조선의 백성들은 일본의 조선병탄이 너무 황당한 데에다가 아직 고종황제가 살아 있었기 때문에 망국을 실감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1919년 1월 18일 고종이 갑작스럽게 서거하자, 그제야 망국을 실감하게 되었다. 1945년에 광복이 되었으나 미군과 소련군이 밀고 들어온 데에다가 독립투사의 대명사인 백범 김구 선생이 분단조국이 아니라 통일조국의 수립을 간절히 호소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아직 광복을 제대로 실감하지 못하다가 1919년으로부터 30년 후인 1949년에 백범 김구 선생이 서거하자, 그제야 독립투쟁의 시대가 끝나고 조국이 광복된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그 후로 다시 30년이 흐른 후, 박정희 정권이 김재규의 총탄에 무너지면서 독재정치의 와중에서도 그나마 얻은 게 있다면 어느 정도 ‘산업화’가 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게 되었고, 그로부터 다시 30년이 흐른 후, 2009년에 김대중 대통령이 서거하자 ‘민주화’가 이루어졌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조선의 망국→광복→산업화→민주화가 30년을 주기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2009년으로부터 다시 30년 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제발 남북통일이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물론 30년을 기다릴 필요 없이 내일이라도 당장 남북통일이 이루어졌으면 더없이 좋겠지만 말이다.

6월 10일, 민주화의 대명사인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운명하였다. 민주화의 상징적 인물 또 한 분이 세상을 떠난 것이다. 장례를 사회장으로 치른다니 이희호 여사의 장례를 치르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가 다시 한번 민주주의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가 이처럼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는 게 과연 민주화된 대한민국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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