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장전망 추락하고 디플레 우려까지

입력 2019-04-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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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이 갈수록 뒷걸음질치고 있다. 생산과 소비, 투자, 수출이 급격히 가라앉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국제기구,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성장 전망치가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최근 올해 한국 성장률을 2.5%로 전망했다. 작년 12월 내놨던 예상치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9일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한다. 한국 성장률과 정책권고 등이 담길 예정인데, 기존 전망치 2.6%에서 더 떨어뜨릴 것이 확실하다. IMF는 이미 “한국 경제가 대내외 역풍을 맞고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이나 IB 등은 더 비관적이다. 무디스는 종전 2.3%에서 2.1%,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5%에서 2.4%로 낮췄다. 스탠더드 차타드, 소시에떼 제네럴, 노무라 등도 2.4%였다. 그보다 훨씬 낮은 1%대나 2.0% 안팎을 전망한 곳도 적지 않다. 정부가 목표하고 있는 2.6~2.7% 성장은 달성이 어려운 상태다.

미중무역분쟁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불확실성 등으로 대외 여건이 악화하고, 수출 버팀목이었던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서 수출이 4개월째 감소세다. 작년 12월에 전년 동기 대비 1.7% 줄어든 뒤 올해 1월 -6.2%, 2월 -11.1%, 3월 -8.2%로 계속 쪼그라들고 있다. 경제의 3대 지표인 생산·소비·투자 또한 ‘트리플’ 마이너스다. 2월 산업생산이 전달보다 1.9%, 소비 0.5%, 설비투자는 10.4% 줄었다. 특히 경기 동행지수 및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사상 최장 기간 동반 하락세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경기진단을 통해 그동안의 ‘둔화’에서 ‘부진’으로 우려 수위를 한 단계 높였다. 경제가 무너지는 신호가 완연한데, 어느 곳에서도 긍정적인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높아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비교에서 한국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0.5% 상승하는 데 그쳐 36개 회원국 가운데 2번째로 낮았다. 디플레는 물가 하락과 수요 감소에 따른 생산·소비·투자 위축을 가져와 경기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어느 때보다 선제적 정책 대응이 시급하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들어갔다. 미세먼지발(發) 추경이지만, 경기부양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곳에 재정 투입을 집중하는 것이 절실하다. 불황의 고리를 끊고 디플레를 막기 위한 정책수단들이 신속하고 과감하게 동원돼야 한다. 경제가 역풍을 만난 상황에서는 정책궤도를 바꿔야 한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수정이 급선무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실물경제가 계속 가라앉고 앞으로 가계부채로 인한 금융불안까지 커지면, 최악의 복합불황으로 걷잡기 어려운 사태가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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