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전단지(傳單紙)와 지라시

입력 2019-03-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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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요즈음이야 전자신문을 많이 보지만 예전에 종이신문을 볼 때는 거의 매일 신문에 끼여 들어오는 광고지를 접하곤 했다. 그런가 하면 아파트의 대문이나 벽에 각종 광고물을 붙이고 가는 사람들로 인해 성가신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광고물을 흔히 ‘지라시(찌라시)’라고 한다. 지라시는 일본어 ‘ちらし(散らし)’에서 온 말이며 그 본래의 뜻은 ‘흩뜨려 놓음’이라고 한다. 광고 문구를 적은 종이쪽을 사방에 흩으려 뿌리다 보니 나중에는 ‘흩뜨려 놓음’이라는 본래 의미보다는 ‘광고로 뿌리는 종이’라는 의미로 더 많이 쓰이게 되었다. 이런 의미의 일본어 지라시라는 말이 우리나라에 그대로 들어와 쓰이면서 국어사전은 “주의, 주장이나 사물의 존재 가치 따위를 여러 사람에게 널리 전하거나 알리기 위해 만든 종이쪽지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는 풀이를 하고 있다. 요즈음에는 대부분 ‘전단지(傳單紙)’라는 말로 순화하여 사용하고 있다.

전단지(傳單紙)는 ‘전(傳)하다+단자(單子)+지(紙·종이)’로 이루어진 단어이다. ‘하나’, ‘오직’의 뜻으로 쓰이는 ‘홑 단(單)’과 물건을 나타내는 접미사 ‘-자(子)’가 합쳐져서 이루어진 단어인 단자(單子)는 애경사에 보내는 부조나 선물의 품목, 수량, 보내는 사람의 이름 등을 적은 종이를 이르는 말이며, 또 결혼할 때 보내는 사주(四柱:생년월일시)를 기록한 종이 즉 ‘사주단자’를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傳單紙는 ‘어떤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기 위해서 돌리는 단자 종이쪽’이라는 뜻이다.

지라시 즉, 전단지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이 일방적인 선전과 광고이다. 객관적 사실을 증명하는 자료로 삼기에는 신빙성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어떤 무책임한 정치인은 지라시에서 본 가짜 정보로 정부를 비판하고 상대 당을 공격함으로써 정치판을 어지럽힌 일도 있었다. 요즈음에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가짜뉴스도 일종의 거짓 지라시이다. 속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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