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공식 사과…재계 직업병 보상 확산하나

입력 2018-11-23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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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가 제시한 중재안을 모두 수용, 앞으로의 이행을 합의한 협약서에 서약했다.이날 협약식에는 반올림 측에서는 황상기 씨(오른쪽)를 비롯한 피해자 및 가족 20여 명, 삼성 측에서는 김기남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왼쪽) 부문 대표이사 비롯한 여러 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사진=한영대 기자 yeongdai@)
▲23일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가 제시한 중재안을 모두 수용, 앞으로의 이행을 합의한 협약서에 서약했다.이날 협약식에는 반올림 측에서는 황상기 씨(오른쪽)를 비롯한 피해자 및 가족 20여 명, 삼성 측에서는 김기남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왼쪽) 부문 대표이사 비롯한 여러 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사진=한영대 기자 yeongdai@)

삼성전자가 11년 동안 이어졌던 ‘반도체 백혈병 분쟁’과 관련, 공식 사과와 함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직업병 보상 논란이 산업계 전반으로 퍼질지 재계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3일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가 제시한 중재안을 모두 수용, 앞으로의 이행을 합의한 협약서에 서약했다.

삼성전자는 김기남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대표이사의 공식 사과와 함께 피해자 보상지원, 재발방지 및 사회공헌 등을 약속했다.

‘삼성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들을 대변하는 시민단체인 반올림의 대표 황상기 씨는 “이번 보상안이 대상을 대폭 넓혀서 반올림 피해자들뿐만 아니라 다른 피해자들도 포함돼 다행이다”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재계 직업병 논란 확산 여부에 주목 = 재계는 이번 사례가 다른 산업계 직업병 논란에도 영향을 미칠지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 반올림은 이날 삼성에 대해 삼성전자 외 다른 전자계열사들에서 발생한 직업병에 대해서도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상기 대표는 “직업병 피해는 삼성전자 반도체·LCD 부문에서만 있는 게 아니다”며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SDI 등 다른 계열사에서도 유해 물질을 사용하다가 병든 노동자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내뿐 아니라 해외 사업장에서도 비슷한 피해자들이 있다”면서 “삼성은 이 모든 직업병 노동자들을 위한 폭넓은 보상을 마련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산업계에서는 그동안 화학물질과 관련한 직업병 논란이 꾸준히 발생해 왔다. 폭발, 가스 누출 등에 따른 근로자의 재해는 명확한 인과관계가 설명되는 반면, 장기간 유해물질 노출에 따른 질병 등은 인과관계를 정확하게 단정 짓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번 삼성 반도체 백혈병 분쟁도 백혈병 등의 질환을 반도체 제조와 관련된 직업병으로 볼 것인지를 두고 최근까지 논쟁이 이어졌다.

한국타이어에서는 고무를 접착하거나 분리할 때 사용되는 제품인 유기용제 ‘솔벤트’ 등 유해물질에 장기간 노출돼 피해를 보았다는 근로자들과 사측이 갈등을 빚고 있다. 최근에는 제품 생산 과정에서 유해물질에 장기간 노출돼 폐암으로 사망한 한국타이어 직원의 유족이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기도 했다. 1심에 이어 2심 법원은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현대제철에서는 지난해 직업성 암으로 산재를 인정받은 사례가 최초로 나왔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용접 업무를 맡았던 20대 근로자는 용접 과정에서 10년 가까이 석면포를 사용해 왔고, 이 과정에서 폐암에 걸렸다.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폐암과 업무 연관성이 명확하진 않지만,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승무원들의 암 발병률이 일반인들보다 높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는 가운데, 항공업계 승무원들의 우주방사능 피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이 없음. (출처=보잉)
▲승무원들의 암 발병률이 일반인들보다 높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는 가운데, 항공업계 승무원들의 우주방사능 피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이 없음. (출처=보잉)

◇승무원 우주방사능 피폭 논란도 확산 = 항공업계의 대표적인 산업재해로 알려진 '우주방사능'도 본격적인 공론화가 이뤄지고 있다. 미주 노선의 경우 이른바 '폴라'로 불리는 '북극항로'를 지날 때 승무원들이 대량의 우주방사능에 피폭된다는 것이다.

지난 8일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김철민 의원(민주당)은 ‘승무원 우주방사선 피폭 안전관리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토론회에는 항공업계를 비롯해 국토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정부부처와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최근 승무원들의 암 발병률이 일반인들보다 높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는 가운데, 항공업계 승무원들이 비행 때 피폭되는 방사선량은 방사선 작업 종사자보다 무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속적으로 우주방사능에 노출되는 만큼 근무중 피폭이 암발병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여기에서 시작했다.

재계 관계자는 “직업병은 장기간 직간접적으로 유해물질에 노출된 근로자에게서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명확한 인과관계를 파악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며 “직업병의 종류와 유형, 과거 사례 등을 참고해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직업병과 관련해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좀 더 분명한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기업 입장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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